성당은 어떻게 지어야 할까? 공간효율성, 실용성, 화려해야 하는가, 전례에 맞게, 기도를 돕는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하는 것일까.
서울 서초구 방배본동 (주)일건.미 건축사사무소 이광호(요셉.53.서울 청파동본당, 02-593-9162)소장은 성당 설계에 고민이 많다.
서울대교구 건축심의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고, 각 본당의 성당설계시에 자문 요청이 들어오면 기꺼이 응하며 많은 봉사를 하는 그지만 성당설계는 그리 많이 하지 않는 편이다.
『하느님의 집을 지으려면 깊은 신앙심과 기도가 필요해요. 전 아직…』. 겸손해하는 이소장. 그런 그가 자기가 다니는 청파동성당은 차마 외면할 수 없어 설계했다. 「편리, 튼튼, 아름답게」설계하라는 본당주임신부의 요청에 걱정이 앞섰다. 좁은 면적에 성당으로서의 모든 요소를 완벽하게 갖추려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설계도를 많은 신자들이 볼 수 있도록 2주동안 성당입구에 전시해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금명간 기공식을 가질 청파동성당은 현대와 고전감각이 고루 섞인 이색적인 건물이 될 것이라 설명한다.
사실 이소장은 서울 여의도에 있는 건물 중 한남빌딩, 신송 힐탑센터(20층) 등 14개가 그의 작품일 정도로 일반건축 설계분야에선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한 그는 건축설계분야에 투신한지 25년된 베테랑이다.
교회건물 설계 횟수도 결코 적은 것은 아니다. 그간 경로수녀회에서 운영하는 노유자시설이나 양로원을 설계한 적도 있고 89년 여의도 성체대회 제단과 올해 서울대교구 사제서품 제단 설계도 그가 했다. 사무실에서 함께 근무하는 직원들을 한가족처럼 생각하며 그들과 호흡을 맞춰 나가려 노력하는 이소장. 그래서 그런지 「좋은 작품」이란 평을 받는 건물들 대부분은 사무실 구성원들의 호흡이 척척 맞아 떨어졌을 때의 작품이 많다고 말한다. 그는 또 일반건물 설계시엔 「건축주의 중요한 재산」이란 생각으로 최대한 건축주 운영방안을 도면에 담으려 노력한단다.
『아들이 건축사가 되고 싶다고 하기에 완강히 반대했습니다. 창의적인 직업이라 만족도는 높지만 한치의 여유도, 실수도 허용치 않는 피말리는 작업의 연속이라 끝내 반대하니까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선택하더군요』 올해들어 서울대교구 꾸르실료 주간으로 봉사하고 있는 이소장. 그는 85년(83차)에 꾸르실료에 참가한 연륜있는 꾸르실리스타이기도 하다.
어릴때 함세웅 신부나 장덕필 신부의 복사를 하기도 했다는 이소장. 가끔 자기를 「교회내 전례통」이라 평하는 소리를 들으면 흐뭇하다고 한다. 그래서 교회봉사가 참 즐겁다고.
부인 박재화(글라라'49)씨와 40이 넘으면 애를 키운 경험으로 주일학교 교사를 하자고 약속했지만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소장. 신심깊은 구교우 집안 출신인 그는 한땐 신학교 가는 것이 꿈이었단다. 『참다운 신앙인이 되려고 노력하면 틀림없이 훌륭한 건축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건축물엔 자기 삶과 연륜이 그대로 표현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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