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기는 이른바 「정보사회」라는데 특별히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정보사회를 논할 때 우리는 흔히 「테크노피아」, 즉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한 생활의 편의, 민주주의의 발전, 엄청난 생산성의 증가가 이뤄지는 「유토피아」를 떠올린다.
최근 서강대학교 대학원에서 박문수(프란치스코.39.우리신학연구소 연구원)씨가 종교학과 석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한 「정보사회의 윤리적 쟁점에 관한 신학적 고찰」은 미래에 대한 이러한 낙관이 단지 「신화」라고 주장한다.
이번 논문은 그 동안 정보사회의 선교적 활용이나 사목적 필요를 위해 정보사회의 일부 측면에 대한 연구에 그쳤던 한국 교회의 현실 속에서, 처음으로 신학적인 시각에서 정보사회에 대한 총체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새로운 세기를 일컫는 정보사회와 관련해 낙관적 전망과 비관적인 우려가 엇갈려 온 것이 사실이다. 이번 논문은 과연 정보사회가 오는가, 그것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교회와 종교가 미래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으며 해야 하는가에 대한 신학적 반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논문에서 『정보사회가 문명사회로 발전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나, 현실의 역기능적 요소들로 인하여 그 가능성을 반감시키고 있다』며 『정보사회의 제 요소들에 대한 총체적 접근을 통해 볼 때 정보사회가 문명사회로 갈 가능성보다 반문명사회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 내렸다. 이러한 단정은 여섯 가지 사회제도, 즉 인간 커뮤니케이션, 국제 커뮤니케이션, 정치, 경제, 사회문화, 그리고 종교의 영역들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을 관찰한 끝에 내려진다.
정보사회는 「사회적 효율성」의 측면에서는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사회적 형평성과 인간 가치의 존중이라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이전의 사회보다 훨씬 악화된 측면이 있다. 사회적 형평성은, 날로 심화되는 전지구적인 빈부격차가 보여주듯 산업사회보다 더 불균등한 양상을 보이며 유전공학의 위험성에서 드러나듯 윤리적인 측면에서도 문명사회의 전망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반문명적인 정보사회의 도래를 교회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 박문수씨는 가톨릭 교회와 윤리신학의 대응으로 ▲정보정의의 실현 ▲시민사회의 강화 ▲윤리적 권위의 확보 ▲사목적 과제로서 가톨릭 정보화 등 4가지를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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