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영화인보다는 지역이나 빈민운동가에게 더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행당동 철거민들의 힘겨운 투쟁과정을 그린 영화 또 하나의 세상. 푸른영상 대표 김동원(프란치스코) 감독은 지난달 이 작품을 세상밖으로 내놓았다. 1년 6개월의 촬영기간. 김감독은 촬영내내 철거민들과 애환을 함께 나누었다. 여기서 그는 자본과 권력의 음험한 결탁, 온갖 회유와 협박, 그리고 철거민들의 투쟁과정을 카메라에 숨김없이 담았다. 이번에 발표한 작품은 행당동사람들 2편으로 철거후에도 물러서지 않고, 공동체를 이뤄 새 삶을 개척해온 주민들의 투지를 기록한 것이다.
『어느 추운 겨울밤 집이 헐려 비닐 천막에서 자고 있는데 갑자기 깡패들이 나타나 전기를 끊고 칼로 천막들을 난도질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공포에 휩싸였던 주민들은 오래지 않아 서로를 위로하고 한바탕 노래잔치를 벌이며 밤을 지새웠어요. 그날 밤은 하나도 춥지 않았으며 오히려 눈물겹도록 따뜻했었습니다』
돈이 지배하는 충무로 상업영화에 염증을 느낀 그가 회개하는 심정으로 찍은 첫 기록영화가 상계동올림픽. 86년 삶터를 강제로 빼앗긴 상계동 철거민들의 투쟁과정을 생생히 기록한 작품이다. 이때 3년간 철거민과 함께 산 경험은 그를 가난한 독립영화판에 붙박아놓았다.
『몸뚱이 하나 믿고 살아가는 서민들의 끈질긴 생명력에 많은 것을 느끼게 됐습니다. 금세 털고 일어서서 내일 할 일을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이것이 내가 카메라에 담아야 할 삶의 진실이라고 느꼈죠』
카메라를 들고 달려간 곳은 철거민촌뿐만이 아니다. 대표작중의 하나인 「명성, 그 6일의 기록」은 87년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되었던 명동성당 농성투쟁에 관한 기록. 환경오염의 현장 하느님 보시니 참 좋았다 미디어 숲 속의 사람들에선 대중매체의 실상을 파헤쳤다.
김감독은 한달에 60~70만원 벌기가 빠듯하다. 제작비 조달문제로 쪼들려 온 것도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에게는 든든한 후원자들이 있다. 사제 학생 교수 목사 노동자 등 2500여명의 푸른회원들은 거짓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진실을 찾아 보여주려는 이들의 노력을 안팎으로 지원한다.
현재 「푸른영상」은 회원들에게 제작한 모든 작품을 받아 볼 수 있도록 배려한다. 또한 푸른영상이 주최하는 어린이, 가족, 단체를 위한 영상캠프 등 영상교육 프로그램에 우선적으로 초대하고 있다. 저희를 물심양면 지원해주시는 회원분들이 계시기에 결코 힘들지 않아요. 어둡고 그늘진 곳에서 희망을 일궈나가는 소외된 이들의 따뜻한 얘기들을 영화로 만들 수 있도록 계속 힘쓰겠습니다
※회원 문의=(02)823-9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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