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이 우리나라 현대건축을 태동하게 한 효시가 되는 작품이라는데? 마산성당이 한국 건축의 양대산맥이라는 김수근의 작품이라는 게 사실일까?
교회건축에 품고 있던 이런 궁금증과 꿈에도 몰랐던 놀라운 사실을 접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고 있다. 지난 8월 31일부터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 건축 100년전」(사진 위)에서는 무심코 흘려버렸던 건축에 얽힌 놀라운 사실과 만날 수 있다. 개항 이후 100년간 지어진 건축물이 한자리에 모인 이 전시회에 전시된 작품 중에는 상당수의 교회건축물이 있어 신자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1892년에 지어진 한국교회 최초의 성당인 약현성당을 비롯해 1906년에 지어진 나바위성당, 유서 깊은 원효로성당을 만날 수 있는 것은 물론 1986년에 선보인 황새바위 천주교순교자 기념탑과 소경당이 김원씨의 작품임도 알게 된다.
또, 한국 건축의 한 축인 김중업이 지었다는 서강대 본관건물은 이 전시회를 통해 다시 보게 되며, 국내 최초로 알루미늄 커튼힐을 도입함으로써 현대건축을 싹트게 한 명동 가톨릭회관이 눈에 새롭게 들어온다. 모형과 함께 전시되고 있는 절두산 순교기념관 성당과 기념관은 성지의 의미도 새롭게 눈뜨게 한다.
10월 28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한국 건축 100년사를 총정리하고 21세기 건축문화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기획이라 더욱 뜻깊은 자리가 되고 있다. 특히 타율적 근대화의 역사를 간직한 1920~1930년대의 건축물과 자생적 근대화를 이루려는 우리 선조들의 눈물겨운 노력을 찾아볼 수 있는 건축물들은 생생한 산교훈을 전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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