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외신 종합】전세계 장기 이식과 관련된 과학자와 의사, 관계자 4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로마에서 열린 세계 장기이식협회 제18차 학술회의에서 교황은 크게 두 가지에 대해 언급했다.
한가지는 장기를 이식 받으면 생명을 되찾을 수 있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장기기증을 약속하는 사람들이 부족해 죽어가고 있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다.
교황은 자신의 장기를 다른 사람에게 줌으로써 타인의 생명을 살리는 장기기증을 「참된 사랑의 행위」,「참된 생명의 문화」를 건설하는 바람직한 방안이라고 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웃을 위해 장기기증에 나설 것을 호소했다.
실제로 이번 회의 참석자들은 대부분 장기이식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후에 장기를 공여하도록 설득 하는 것이라는데 입을 모았다. 미국에서만 매년 6천여명이 이식할 장기를 기다리다가 목숨을 잃었다.
세계장기기증협회장인 오스카 살바티에라 박사는 『유전자 연구에는 그토록 허세를 부리는 선진국 지도자들조차도 장기를 기증하지 않는다”며 『클린턴 대통령이나 블레어 총리가 자국내에서 이식할 장기가 없어 죽어가는 현실에 눈을 떴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기기증과 관련해 이번 회의에서 주로 다뤄진 주제는 유전자 치료와 조작, 그리고 동물 장기의 인간 이식 문제이다. 참가 과학자들은 앞으로 몇 년간 장기이식술, 유전자 치료, 세포조작 등의 발전과 관련한 윤리적 논쟁이 격렬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탈리아의 장기이식 선구자이며 이번 회의의 이탈리아 조직위원회 위원장인 라파엘로 코르테시니 박사는"이러한 것들은 미구에 벌어질 가장 광범위한 논쟁들 중 하나로 인간에 대한 생물학적 연구의 한계 문제" 라고 지적했다.
교황의 장기기증과 관련된 지침의 제시는 바로 이러한 문제들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교황은 먼저 인간 장기의 매매와 이식 수술의 혜택을 받는데 있어서 신분 등의 차별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또 장기 제공자와 수혜자 간에 협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또 이 자리에서 처음으로 뇌사 판정을 인간의 생물학적 사망을 판별하는 과학적 근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사망 시점을 판별하는 문제는 장기의 적출 시기와 관련해 매우 논란이 되어온 것이다.
의료계에서는 장기 공여자의 죽음의 순간을 판정하기 위해 심장 박동이나 호흡의 중지보다 뇌사에 의존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교황은 교회가 이에 대한 기술적 선언을 할 수는 없지만 「뇌사」판정이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교황은 뇌사 판정이 환자의 정확한 죽음의 시점을 결정할 수는 없지만 『인간이 죽었음을 보여주는 생물학적인 표지를 밝히는데 있어 과학적으로 안전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또 인공 장기나 동물 장기의 인간 이식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교황은 특히 동물 장기는 인간의 육체적, 유전적 정체성을 변화시키지 않는 한 질병 퇴치에 활용될 수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교황은 인간 배아 연구는 결코 용납할 수 없음을 명확히 했다. 인간 배아로부터 장기를 얻어내려는 행위는 배아를 결국 파괴하게 되고 이는 살인 행위로 『아무리 목적이 선할 지라도 도덕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교황은 대신 성인의 세포로부터 간세포를 추출하는 방법은 권장할 만하다고 인정했다.
반면 이번 회의에 참석한 일부 과학자들은 배아 간세포 연구가 유전적 질병을 퇴치하기 위한 연구 과정에 있어서 필수적인 것이라고 주장하며 교회의 입장을 반박했다.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영국 로슬린 연구소 소속의 과학자들은 제한된 범위의 인간 유전자 연구를 포함한 배아 연구를 옹호하면서 『실험에 사용되는 배아는 실험실에서 활용하고 난 뒤 폐기 처리될 예정의 것들을 사용한다』고 주장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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