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전 24세 나이에 얼굴 아래 전신이 마비되는 사고를 입었던 김희정(미카엘라)씨에게 현재 그 고통은 화가의 꿈을 이루게 한 하나의 계기일 뿐이다. 『사지를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살을 할 수도 없었어요. 그 당시에는 신자도 아니었기 때문에 절망만이 가득했습니다. 병실 옆침대 환자의 언니들이 마침 수도자들이었는데 간호를 하며 촛불을 켜고 기도하는 그 수녀님들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결국 그분들은 제게 하느님을 가까이 하게 만들어준 동기가 됐죠』
사고를 당하면서 『모든 것은 끝났다』고 생각했었는데 하느님은 「미술」이라는 또 다른 문을 열어놓고 계셨다고 말하는 김희정씨. 처음, 신체가 자유롭지 못한 아픔을 입술에 펜을 물고 글로써 표현하다가 그같은 노력을 눈여겨 본 주위 권유로 그림을 그리게 됐다.
한국화를 그리다가 7년 전 인도 유학을 감행했고 욕창이 생기는 상황에서 병원치료도 마다한 채 수업을 받았단다. 중도포기는 다른 장애인들에게까지 편견을 갖게 할 것 같아서였다. 학사, 석사 과정을 밟으며 그림에 쏟았던 그의 열정은 인도에서도 인정을 받아 「가네샤갤러리」에 전속 화가로 기용됐고 여러차례 전시회도 열었다.
최근 귀국한 김씨는 지난 11월3~9일 서울 백상기념관에서 첫 귀국 전시회를 개최, 서양화가로 변신한 자신의 모습을 선보였다. 『반응과 결과가 고무적이어서 뿌듯하다』고 그에대한 소감을 들려준다. 현재 한국구족화가회 회장이기도한 그는 전시회 수익금을 불우이웃을 위해 내놓을 계획도 가지고 있다. 『그림을 통해 제2의 인생을 갖게됐고 희망과 부활의 삶을 살게됐다』고 밝힌 김씨는 여러 가지면으로 부족한 신자이지만 하느님이 언제나 곁에서 『나를 사랑하고 챙겨주고 있다』는 사실만 생각하면 기쁨이 샘솟는다고 토로했다. 그리고 장애를 가졌다고 절망하는 이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한다. 『쉽게 포기하지 마세요. 인생은 마라톤이예요. 현재 처해진 상황이 삶의 전체를 볼 때 전부는 아니니까요. 과정이라 생각하고 자신을 절대로 버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문화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