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군 고문은폐 축소조작 사건을 폭로함으로써 87년 6월 민주화항쟁의 불씨를 당겼던 사제의 삶과 사상을 담은 책이 발간돼 눈길을 머물게 한다.
1987년 당시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 대표였던 김승훈 신부가 회갑을 맞아 「당신께서 다 아십니다」(도서출판 빛두레)란 제목의 문집 두 권을 냈다. 「정의구현사제단과 나의 삶」이란 부제가 붙은 제1권은 사제단의 출범과 사회문제들에 대한 사제들의 태도 등을 솔직하게 담고 있다.
특히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으로 정국이 뒤숭숭하던 87년 6월, 사건이 은폐 조작된 사실을 폭로하는 과정과 뒷배경 등을 담은 내용은 지금도 긴박감을 느끼게 한다. 이 사건은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뚜렷한 발자국을 남겼으며, 교회가 세상 가운데서 가난하고 억울한 이들의 안식처임을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됐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아울러 「당신께서…」는 독재정권에 맞서 싸운 강직한 사제의 모습뿐 아니라 어머니처럼 부드럽고 사회적 약자들을 품어주는 따스한 인간적인 면모를 볼 수 있게 한다. 가난하고 소외받은 이들에게 언제나 달려갈 준비가 돼 있는 김승훈 신부는 이 책을 통해 「민중의 벗」, 「민중의 사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당신께서 다 아십니다」 제2권은 지난 10여년 동안의 강론을 모은 책. 39년 평안남도 진포시 출신으로 62년 사제품을 받은 김신부는 서울대교구 신당동 보좌신부를 시작으로 목자의 길을 나섰다. 68년 연탄가스 중독으로 한 달간 사경을 헤매다가 극적으로 회복된 특이한 경험도 지니고 있다.
74년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이 발족되면서 사회문제에 관심을 돌리기 시작해 76년 3.1 민주구국선언 사건으로 재판을 받기도 했으며, 87년 6월 민주화대투쟁기간에는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 대표로 일했다. 현재 서울대교구 시흥동본당에서 사목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승훈 신부는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과 천주교 인권위원회 고문, 들빛회 대표를 맡고 있다.
출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