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을 볼 때면 한 컷의 삽화가 사진보다 더 강한 메시지를 전할 때가 많다. 압축적이며 상징적인 이 삽화는 과거는 물론 요즘 신문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가운데 하나이다.
1960∼80년대 유명한 삽화 화가로 활동했던 정준용(아퀼로.72) 화백이 3월 9일부터 16일까지 명동 가톨릭회관내 평화화랑에서 개인전을 갖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30여점의 작품들은 전반적으로 어두운 분위기가 짙게 깔려있다.
이는 시대적인 아픔을 겪으며 때로는 날카로운 비판적인 시각으로, 때로는 풍자적인 시각으로 50년 가까이 삽화를 그려왔기 때문인 듯 하다. 정씨는 그가 바라본 오늘의 현실 또한 답답하고 힘겹게만 느껴졌기에 어두운 느낌이 지배적 이라고 한다. 『부정적으로 세상을 봐온 시각이 마음에 배여 있어서인지 희망적인 그림을 그리지 못한 것이 안타깝습니다. 부족하지만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일제시대 초등학교 때부터 미술상을 휩쓸었던 정씨는 제1회 국전에서 입선한 실력파 화가. 이후 정씨는 전쟁 당시 김기창. 이중섭 화백과 같이 종군화가로 활약하기도 했으며 전후에는 대구 대건고등학교 미술교사를 지내기도 했다.
이후 63년부터 한국일보에서 근무하면서 다양한 삽화를 그렸으며 사진기사를 대신하기도 했다. 또 정씨는 70년대 본보인 가톨릭신문 삽화를 그리기도 했으며 유치환 시인 등 유명 시인들 시화전 그림을 그려 큰 인기를 얻었다.
손꼽히는 아동작가들과 함께 동화를 작업하기도 했던 정씨는 37년간 소년지 삽화를 맡아서 그려왔다. 20년전 아내의 교통 사고 이후 많은 작업들을 중단하고 현재는 서울주보 「간장종지」, 선교지 「그대 지금 어디에」삽화를 도맡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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