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와 올해 교회 서점가에는 작은 이변이 일어났다. 송봉모(예수회) 신부의 「성서와 인간」(바오로딸) 시리즈가 교회서적 베스트셀러 대열을 휩쓸다시피 한 것.
시리즈의 첫 번째인 「상처와 용서」는 발간 이후 현재까지 최고 자리를 고수하고 있으며, 99년 상반기 가톨릭출판사 직영매장 집계에 의하면 「본질을 사는 인간」 「고통 그 인간적인 것」 「광야에 선 인간」 「대자대비하신 하느님」 「신앙으로 살아가는 인간」 「생명을 돌보는 인간」 등 시리즈 전권이 현재 베스트 10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시리즈의 인기몰이는 지난해 3월부터 세말까지 예수회 성소후원회가 개최한 「송봉모 신부의 영성강좌」에까지 이어졌다. 이 책들이 저자의 강연을 활자화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된 많은 신자들이 서강대 이냐시오 강당 430석을 빠짐없이 채운 것. 매회 수강생은 선착순으로 마감됐고 강연내용은 테이프로 제작, 판매되기도. 최근 「관계 속의 인간」 「회심하는 인간」의 출간을 마지막으로 교회서점가의 돌풍에 작은 마침표를 찍은 「성서와 인간」 시리즈. 이 책들의 인기비결은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일까.
송신부의 책들은 무엇보다 읽기에 부담 없고 편하다. 포켓사이즈 100매 내외의 분량인 이 시리즈는 삶과 직결되는 주제들을 쉬운 문장으로 다정다감하게 이야기하며 경제위기로 한없이 힘들어만 보였던 우리네 삶을 다독거려 주었다.
상처, 고통, 외로움, 충만한 생명, 하느님의 자비, 남녀관계 등 책의 주제는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보는 삶의 문제들에 대한 작은 해답과 깨우침을 신앙적인 측면에서 제시하며 삶과 신앙의 문제가 결코 별개가 아님을 가르쳐준다. 또한 다양한 상담 경험과 신학적, 영성적 깊이가 묻어나는 지은이의 글은 여러 회의 강연으로 많은 이들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충분한 준비를 갖추고 있다.
시리즈가 한 권씩 나올 때마다 매번 기대를 갖고 서점을 찾았다는 한 독자는 『다른 책이나 교리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생생한 신앙」에 관해 깨달을 수 있었다』고 밝히며 『삶이 새로워지는 감동을 받으며 책 속의 가르침을 외우다시피 했다』고 전한다.
이 책에 대한 신자들의 호응에 대해 바오로딸 수도회의 한 수녀는 ”베스트셀러가 모두 좋은 책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성서와 인간」 시리즈의 개가는 이 시대 우리 신자들이 애타게 갈구하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라며 『이런 사실을 통해 신자들의 영적 요구에 부응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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