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신유고연방 세르비아공화국 내 내전지역인 코소보주 라차크 마을에서 자행된 주민학살 현장을 지켜본 이들 중에는 주민들의 가족 못지 않은 깊은 슬픔에 빠진 이들이 있었다.
바로 신유고연방이 내전에 들어가기 훨씬 전인 지난 80년대 초부터 이 곳에서 난민 구호활동을 펼쳐온 국제 까리따스( 총재=알퐁소 그레고리주교) 구호단이 그들이다. 주민들이 자신들의 아픔을 나누고자 누구보다 먼저 찾는 존재가 까리따스일 만큼 라차크 마을을 포함한 코소보주에서 오랜동안 활동을 펼쳐온 국제 까리따스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는 깊었던 것이다. 지금도 국제 까리따스는 슬픔을 뒤로한 채 코소보주 주민들의 겨울나기 돕기에 분주한 손길을 놀리고 있다. 땔감이 난방연료의 대부분인 이 곳 주민들을 위해 땔감 줍기에도 함께 나서는 등 이들의 활동은 눈물겹기까지 하다.
'하느님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는 어디에든 있다' 분쟁이 있는 곳, 이로 인한 아픔이 있는 곳이면 그곳이 어떤 곳이든 국제 까리따스의 손길이 미치고 있다고 보면 틀림이 없다.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사랑실천과 사회정의 구현 등을 목표로 한 국제 까리따스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1950년 9월 15일, 제2차 세계대전 후 자선구호 활동을 벌이던 각국 까리따스에게 교황청이 연합활동을 권고하면서 비롯됐다.
좥국제 가톨릭자선협의회좦라는 명칭으로 활동을 펼치다 57년부터 현재의 명칭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보다 직접적인 뿌리를 찾아 들어가 보면 까리따스는 이미 1897년 독일 프라이부르그에서 독일 까리따스가 설립되고 이것이 전 유럽으로 확산되면서부터였다고 볼 수 있다.
로마 교황청에 본부를 둔 국제 까리따스는 현재 146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해 유엔에 가입한 거의 모든 나라를 아우르는 190여개 나라에서 원조, 인간발전, 개발사업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 회원국이 참가하는 총회가 4년마다 열리며 올 6월에 로마에서 총회가 열릴 예정이다. 또한 우리나라를 포함한 19개국이 이사국으로 매년 모임을 가지며 국제 까리따스의 활동을 조정한다. 매년 평균 70-80여건에 이르는 긴급원조가 국제 까리따스에 접수돼 사랑의 나눔이 국경을 넘나들고 있다.
지난해 허리케인 미치가 강타해 수많은 피해를 낸 쿠바, 온두라스 등 중남미는 물론 아픔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인종과 종교를 뛰어넘어 국제 까리따스의 손길이 찾아간다. 이같은 원조에 연평균 미화 1억달러가 소요되고 있음은 국제 까리따스 활동의 폭을 단적으로 드러내 준다.
까리따스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것은 1975년 6월, 고 지학순 주교가 총재로 주교회의 인성회를 설립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준회원의 자격으로 활동을 펼치다 79년 5월 로마에서 열린 제11차 국제 까리따스 총회에서 정회원으로 인준돼 오늘에 이른다. 처음에는 주로 국제 까리따스로부터 원조를 받아 우리 사회의 가난한 이들과 나누는 것이 주된 일이었다. 그러던 것이 92년 말부터 해외원조를 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된 것이다. 93년부터 본격화된 한국 까리따스의 해외원조는 6개 대륙 모두에 골고루 미쳐 231개 국제 구호사업에 60여억원을 지원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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