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사랑하라' 이 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인생을 살고 있는 행려자들. 이들에겐 '희망', '사랑'이란 말이 더이상 아무런 의미도 없는 듯 하다. 이렇듯 삶에 대한 꿈과 의지가 꺾여버린 행려자들에게 좥서로 사랑하라좦고 외치는 곳이 있다.
경남 진주시 평거동에 터를 잡고 있는 행려자 시설 '진주복지원'. 마산교구가 진주시로부터 지난 97년 9월 수탁 인수 받아 운영하고 있는 이 복지원은 서로 돕고 사랑하는 법을 깨우쳐주기 위해 이 말을 원훈(院訓)으로 삼고 있다.
수탁 운영한지 이제 1년 4개월. 마산교구 사회복지국장 겸 복지원장 장민현신부 와 모든 직원들의 헌신적인 열성과 노력으로 그동안 복지원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20년간 복지원이 안고 있던 문제들을 말끔히 정리했다.
가장 큰 변화가 복지원 정문 개방과 원생들의 자유로운 외출,외박. 이전까지 문을 굳게 닫고 외부와의 접촉을 허용치 않았던 것을 교구가 맡은지 1달만에 바꾸었다. 여기에는 누구에게나 복지원의 투명성을 보여주자는 취지와 원생들을 가능한 다시 사회로 복귀시킨다는 깊은 배려가 담겨 있다. 또한 원생들의 정서함양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개설했다. 서예교실, 사물놀이반, 원예반, 에어로빅, 한글공부반…. 삶의 의미를 잃어버렸던 이들에게 다시 삶의 활력을 불어 넣는 계기가 됐다. 원생들에겐 교육 내용이 다소 어렵고 힘든 부분도 있지만, 마치 새로운 것을 접하고 신기해 하는 어린아이들처럼 이들은 강사들의 지시에 따라 열심히 학습하고 있다.
장민현신부는 "원생들 스스로가 하고자 하는 의지가 보여 교육하고 있는 강사들도 기쁜 맘으로 지도하고 있다"며 "복지원은 가능한 원생들이 다시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과 노력들을 계속해서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생들의 자율성을 무엇보다 강조하고 있는 진주복지원. 복지원은 각 방, 화장실 청소 등을 원생들 자체내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아울러 거동이 불편한 동료들의 대소변 수발은 물론 서로 돕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매월 모범방 표창도 시행한다고.
복지원은 이와함께 자율 배식제를 도입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뷔페식으로 놓여진 음식과 밥을 원생들이 먹을 만큼만 덜어 식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물론 자율 배식제가 시행되면서 식사량과 부식비가 훨씬 늘어났다. 하지만 이 제도에 대한 원생들의 호응도가 굉장히 좋고, 잔반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장신부는 귀띔했다.
미처 직원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부분을 따뜻한 사랑으로 넉넉히 채워주는 자원봉사자들. 진주복지원에는 작은자매전교회 수녀들을 비롯해 각 본당 레지오 단원들이 번갈아 가며 목욕, 간병, 주방봉사 등을 하고 있다.
현재 복지원 원생중 30명이 예비신자 교리를 받고 있다. 이 교리반은 작은자매전교회 수녀들이 맡으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고 있다. 복지원은 아침, 저녁기도, 매주 주일미사 등을 통해 꾸준히 천주교를 알렸고, 이젠 제법 많은 원생들이 하느님을 마음에 모시게 됐다. 장신부는 3년이내에 모든 이들이 신앙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생들의 권익과 교육에 최우선을 두고 있는 진주복지원. 복지원은 직원들 개개인의 성금으로 매월 27일 그달의 생일자에게 생일잔치를 열어주고, 봄,가을 야유회, 크리스마스 연회 등을 통해 직원과 원생간에 신뢰와 사랑을 돈독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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