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가까움으로 뭐든지 숙고하게 된다는 노판사에게는 진실을 말할 수밖에 없는 뭔가가 있었다.
노인이 저렇게 아름답게 인생의 황혼을 맞이할 수 있구나 하는 것은 이 영화의 메시지가 아니지만 삼나무에 내리는 눈은 무언가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제목에 비해 그리 감상 적이지 않았다.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짙은 안개, 어렴풋한 작은 불빛을 접사해가면서 영화는 시작 한다. 무언가 괴기스런 음악이 곧 사건이 시작되리라는 것을 암시한다.
그리고 펄떡펄떡 뛰는 물 고기를 잡는 어부의 그물에 걸려나온 시체로 인해 작은 어촌인 피에드라는 갈라지고 만다.
마을에서 사이좋게 살고 있던 일본사람과 미국인들, 전쟁은 그들을 피폐하게 만들고 더욱이 일본의 진주만 공격으로 일본사람은 적으로 간주되어 재산은 몰수당하고 수용소로 강제 수용되고 가족들은 생이별을 하게 된다.
다시 현재로 돌아온 영화는 삼나무에 하염없이 내리는 눈 속에서 릭 윤이 분한 일본인 가츠오가 범인으로 지목되어 재판을 받는다.
모든 것이 안개처럼 모호한 것으로 시작되어 점 점 밝아지고 진실이 밝혀지는 것으로 영화는 진행되면서 약자인 일본인(사실 일본인이 저렇게 약할 수 있고 억울한 경우를 당한다는 설정이 상당히 낯설었다)과 위대한 시민임을 자부하는 미국인(헐리 우드 영화의 전형을 보여준다)의 간극을 서로 사랑하면서도 도저히 이룰 수 없는 첫사랑을 간직하고 있는 두 나라의 청춘남녀를 통해서 보여준다.
가츠오가 처음부터 진실을 말하지 않은 것은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며 그 불신은 이유 있는 불신인 것이다.
첫사랑인 가츠오의 부인을 사랑하는 방지 기자 이쉬마엘이 진실을 밝히지 못하는 것 역시 가츠오가 편견의 희생양으로 차라리 죽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 그리고 일본과의 전쟁에서 한쪽 팔을 잃고만 애증에서 기인한 것일 수도 있다.
이들은 어떻게 자 유를 얻을 것인가. 가츠오는 자신의 소중한 땅을 앗아간 미국인 친구를 죽이고 싶었던 마음을 고백하 면서 진실을 하나 둘 밝히고, 가츠오가 범인이 아니라는 증거인 항해일지를 발견하고도 침묵하고 있던 이쉬마엘이 증오와 애증과 집착에서 벗어나는 것은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진실을 말했던 진정한 저널 리스트였던 아버지의 안경을 통해서였다.
아무런 편견없이 사랑과 우정을 키우던 어린 시절의 놀이 처럼 삼나무에 평화롭게 내리는 눈 속을 걸어서 그들은 삶으로 돌아간다. 진정한 사랑은 희생과 비움 을 수반하고 진실은 승리한다는 단순한 복음의 진리가 그 영화음악처럼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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