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과 불교 예술의 아름다운 만남」
종교간의 화합과 일치가 화두가 되고 있는 새 천년기에 독실한 가톨릭 신자 조각가가 한 사찰에 불교 조각상을 조성하고 있어 화제다.
한국가톨릭미술가협회 최종태(요셉.68.전 서울대 미대 교 수)회장은 법정 스님이 세운 서울 성북동 길상사에 180cm 높이의 화강암으로 된 관세음보살상 을 제작하고 있다.
이 조각상은 불교 관음재일인 4월 24일 길상사 설법전 앞에 조촐한 행사와 함께 봉헌된다.이와 함께 그는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싶어 현대적 조형미를 갖춘 120cm 높이의 청동관세음보살상을 따로 완성했다.
최회장은 두 개의 조각상을 만들어 하나는 법정 스님에게 선물 했다.이 청동관세음상을 접한 법정 스님은 최근 그에게 친필을 보내고마움과 만족감을 표시하며 『대자대비의 상징이자 중생의 재난과 고통을 구제해주는 관세음보살은 천주교의 성모님과 같은 분』이라고 전했다.
최회장의 이번 관음상 제작은 사실 40여년 전부터 준비해왔던 결실이다. 일본 나라의 법륭사에 있는 백제반가사유상이 그의 조각예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즉 신앙은 가톨릭이지만 오랫동안 천착해온 한국적 예술의 뿌리는 불교에 영향 받은 것.
이러한 터에 지난해 가을 소설가 정채봉씨의 소개로 만난 법정 스님이 그 자리에서 관세음보살상 제작을 의뢰하면서 일이 성사됐다.
최회장은 『관음상은 반드시 제작해야할 과업으로 생각해왔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가톨릭과 불교간에 문화예술을 통한 교류도 활발히 성사됐으면 한다』고 소박한 바람을 밝혔다.
1958년 세례를 받은 최종태 회장은 서울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성모상 등 한국적 성모상을 제작하며 서양예술과 한국교회의 토착화에 헌신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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