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저자는 노년에 접어든 한 인간으로서, 또한 60년의 신앙생활 40년의 수도생활 30년의 사제생활을 통한 삶의 깨달음을 겸허한 자세로 농축하여 오늘의 신앙인들, 수도자, 성직자들과 나누고자 하였으며 특히 오늘날 영성의 심화와 성화가 절실히 필요함을 담담한 문체로 호소하고 있다.
이 책은 어떤 인상적 주제들에 대한 단순한 묵상 나누기의 차원을 넘어선다. 평이한 문장으로 이해하기 쉽게 쓰여져 있지만 교회 전통적 영성을 배경으로 자신만의 고유한 관점과 표현을 통해 자기 성화라는 목표에 이르는 결과 그 이정표를 제시하는 하나의 훌륭한 영성생활 지침서라고 볼 수 있다. 2개의 장으로 나누고 있는 책의 구조에서도 이러한 저자의 의도가 엿보인다.
1장은 「영성의 시냇물」이라는 제목 아래 영성생활의 주요 주제들을 일관성있는 맥락 속에서 다루고 있다. 즉 내가 겪는 고통들이 바로 예수님의 고통의 십자가의 작은 조각들이라는 깨달음으로 「고통의 그리스도화」와 「고통을 예수님과 함께 나누는 일」의 원초적 중요성을 일깨움으로서 누구나 회피하고자 하는 쓰디쓴 고통을 오히려 그리스도의 은총을 체험하게 하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진정한 정체성의 열쇠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예수님과의 술래잡기」라는 재미있는 주제 아래, 예수님은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더 가까워지고 싶고 멀면 멀어질수록 더 멀어지게 되는 분이심을 느껴 신앙생활의 본질적인 힘의 원천이 바로 예수님과의 일치 여부에 달렸음을 새삼 깨닫게 한다. 그 외에도 「예수님 중심」의 삶을 사신 마리아의 본받음의 중요성, 성령의 속삭임을 민감하게 듣기 위한 식별, 그리고 순종이 성화의 핵심임을 알기 쉽게 제시하기도 한다. 그리고 기도의 원천과 자세, 묵상과 관상, 일상 안에서의 지속적 기도들의 주제들을 통해 마음으로부터 주님을 만나고 싶은 열정이 솟아나게 한다.
「현대의 성화」라는 주제는 어쩌면 저자가 독자에게 의도하는 궁극적 초대의 장일 것이다. 이를 위해 「성서」 「십자가의 신비」 「마지막 보루」까지도 남기지 않는 「회개」를 통해 신앙의 고향 「베들레헴」으로 돌아갈 것을 나름의 언어로 호소력 있게 제시하고 있다.
2장에서는 「성인 성녀와 순교자, 그리고 아름다운 그리스도인들」이라는 제목 아래 자기 성화를 이루어 낸 모범들을 다양하게 제시하는데 여기서 저자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성화로 불렸다는 사실과 그 부르심을 살아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독자들의 마음에 새기고 고무하고 있다.
어떤 한 사람이 자신의 소명을 충실히 살아냈다면 그 결실은 자연히 지극히 개인적이면서도 같은 길을 걷는 다른 사람에게 또한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종의 보편성을 지닌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의 이 깨달음은 바로 하느님을 목말라 하는 모든 독자들에게도 소중한 도움이 되리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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