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톨릭 문학상 수상 이태수
“아름다운 세상 지향하는 정신주의 시 쓰고싶어”
『가톨릭 정신의 문학적 구현에도 힘쓰라는 격려와 채찍의 의미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시집 「내 마음의 풍란」으로 제3회 한국가톨릭문학상을 수상한 이태수(아길로,대구 지산본당)씨는 『따스한 마음을 베풀어주신 심사위원과 가톨릭신문사에 감사드리며 빚지는 느낌을 덜기위해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언론에 몸 담으며 여덟 권의 시집을 펴낸 이씨는 그의 시작(詩作)에 대해 『일상적인 삶과 맞물려 있으면서도 그것을 벗어나거나 뛰어넘게 해주는「오솔길 트기」이자 어둠 속에서「저만큼 흔들리는 불빛 찾아나서기」였다』고 말한다.
『초기시부터 여태껏 작품들을 통해 지금까지 줄곧 삶의 이상적 경지에 도달하기 위한 내면탐색을 계속해 왔죠. 그 탐색은 공간의 구체성보다는 정신적 지향처인 추상성을 중시하는 초월의식과 연계돼 있습니다. 즉 지금 「여기의 세계」가 아닌 개인적 정서적 꿈의 세계, 「이상적인 세계」를 향한 끊임없는 갈망들이죠』
수상작 「내 마음의 풍란」은 그의 이같은 내면세계와 그동안의 작품에 담았던 「상승」, 「하강」, 「둥글음」등의 명제를 복합적으로 아우르면서 초월과 초극의지를 부드럽지만 완강하게 노래하고 있다.
『눈을 들어 아득하게 걸어서 가리. 오솔길 하나 둥글게 트면서, 세기말의, 이 삭막한 시대의 질곡 속을, 작은 불 하나 밝혀 들고 무거운 수레바퀴 굴리고 또 굴리면서 가리』 (작은 불 하나 밝혀 들고 중에서)
또한 이번 시집에서는 각종 재앙과 세기말의 어둠, 특히 국제통화기금 체제에서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향한 조그맣고 따스한 「가슴열기」2의 시편들도 눈에 띈다.
그의 이번 시집은 큰 섭리에 대한 신뢰와, 인간으로 일어서서 한결같이 걸어가고자 하는 자기 구원의 신앙을 담고 있다고 심사위원들은 평하고 있다.
그는 시작(詩作)을 통해 인간적 한계를 뛰어넘고 그러면서도 절대자보다는 인간에 가까운 존재인 「그」를 기다리고 찾아나서는 정신적 헤매임을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그 끊임없는 반복 속에서 우주의 진리를 거스르지 않고 「초월에의 꿈」을 향한 자세는 구도적 신앙의 자세를 드러내고 있다.
『지금까지 추구해왔던 보다 더 나은 삶, 아름다운 세상을 지향하는 정신주의의 시를 더 깊이 파고들고 싶습니다. 그동안 서정적인 부드러운 어조로 시를 썼다면 이제는 현실에 대한 인식을 좀 더 큰 목소리로 노래하고 싶습니다』
가톨릭 정신을 문학에 담아내며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가는데 벽돌 한장이라도 되고싶다는 시인 이태수씨. 그는 그동안 일관된 어조로 노래했던 서정성에 이제는 대사회적인 발언을 담아 보다 나은 세상과 삶을 위한 시를 쓰고 싶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진아 기자>
약력
1947년 경북 의성 출생
1971년 영남대 철학과 졸업
1974년 「현대문학」추천으로 등단
1984년 영세(세례명 아길로)
현 대구시인협회 회장
한국문인협회 회원·국제펜클럽 회원
금복문화재단 이사
매일신문 문화부장, 편집부국장 등을 거쳐 논설위원으로 재직
작품
<시집> 「그림자의 그늘」
「우울한 비상의 꿈」「물 속의 푸른 방」
「안 보이는 너의 손바닥 위에」
「꿈 속의 사닥다리」「그의 집은 둥글다」
「안동시편」「내 마음의 풍란」
<미술산문집> 「분지의 아틀리에」
상훈
대구시문화상(문학부문), 1986
동서문학상, 1996
■ 아동문학상 수상자 김은숙
“어린이들에게 매일 매일 작은 감동 전하고 싶어”
『날고 싶다는 소망이 비행기를 만들었듯이 위대한 일은 사소해 보이는 계기들로 이루어지는 것이죠. 우리 어린이들에게 매일매일 작은 감동을 전하고 싶은 마음으로 동화를 씁니다. 동화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커다란 힘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동화집 「숲속의 시계방」으로 제3회 한국가톨릭아동문학상을 수상한 김은숙(블란디나,서울 목동본당)씨는 『동화창작은 힘든 일이나 커다란 달란트를 주신 하느님께 늘 감사한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김씨는 동화를 창작하면서 요즘 어린이들이 자라나는 환경을 안타까워하지 않을 수 없다. 어린이 문화의 척박함 속에서 TV는 이미 떨어질 수 없는 필수품이 되어 버렸고 어머니들의 자녀교육에는 가치관이나 철학이 사라진지 오래다.
항상 교육정책이 흔들리는 것은 어린이 무시 풍조의 반증으로 어른들의 욕심에 휩쓸려 아이들의 삶은 소외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이들의 생명력, 창의력, 인간다운 정서를 기대할 수는 없는 일.
『세상 모든 어머니들은 훌륭한 유아교육자로서의 자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잊기 쉬운 지식 대신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지혜를 가르쳐 주어야 할텐데 나무의 뿌리는 생각하지 않고 잎만 무성하길 바라는 주객전도의 현상이 계속 됩니다.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 지 심각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때입니다』
세 자녀의 어머니인 김씨는 실지로 자녀들에게 한 주일에 한 권씩 책을 골라주고 책 읽는 시간을 마련해주며 독서교육을 해왔다.
『아이들을 키우는데 책만큼 좋은 것이 없으며 동화가 아이들의 영혼을 밝혀준다』는 것이 김씨의 신념. 이러한 생각에 그는 86년부터 경기도 양주에 「삼승도서관」이란 이름의 민간도서관을 운영해 오고 있기도 하다.
만 오천권 가량의 장서는 농업관계 서적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이 어린이서적이다. 『사회에 알게 모르게 진 빚을 갚고 문화로부터 소외된 시골 어린이들을 위해 도서관을 세웠다』는 김씨는 현재 휴관중인 도서관을 조만간 재개관해 장서도 늘리고 시설 또한 확충할 계획이다.
『동화는 시의 향기와 소설의 재미를 함께 지니고 있으며 아이, 어머니, 아버지가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매력적인 장르입니다. 「문학 속의 문학」인 동화의 자리매김이 요즈음 도서시장에서 커가고 있고 좋은 작가와 좋은 작품이 많아져 매우 고무적입니다』
서정적인 작품세계를 보여온 한국 아동문학계의 스승 고 김요섭 선생과, 삶 자체를 문학의 모든 것으로 표현해 낸 박경리 선생을 존경한다는 김씨는 아동문학가들의 치열한 작가정신과 작가로서의 직업의식, 엄정한 자기관리를 강조한다.
그래서 그는 여느 직장인과 같이 하루 8시간 이상 독서하고 연구 창작하는 시간을 가지려 노력한다고.
『나이가 들어서인지 삶에 대한 경외심이 생기면서 산다는 일이 몹시 두려워져요. 마지막까지 향기나는 동화를 쓰면서 봉사하고 싶은 바람입니다』
약력
1947년 전북 익산 출생
1969년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1970년 한국일보 문화부 기자로 재직
1972년 「아동문학사상」에 동화 「하얀 조개의 꿈」으로 등단
1983년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작품
<동화집> 「꽈리불」
「빨간 왕관의 나라 하얀 왕관의 나라」
「엄마의 일기」
「꽃을 몰래 가꾸는 거인」
「새야 새야 녹두새야」
「작은 아이들의 세계 여행」
「날아라 구구」
「낙엽 한 장만한 바람」등 다수
상훈
대한민국문학상, 1982
제32회 소천문학상,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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