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 이태수씨
가톨릭 문학정신 구현 힘쓸터
안녕하십니까. 이태수입니다. 먼저 오늘 저에게 과분한 영광을 안겨주신 가톨릭신문사와 한빛은행, 그리고 따스한 배려와 사랑을 베풀어주신 구상 선생님, 구중서 선생님, 신달자 선생님 등 심사위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아무튼 이 분에 넘치는 상은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제게 보다 굳건한 신앙의 길을 걷고, 가톨릭 정신을 문학적으로 구현하는데 한층 더 힘쓰라는 격려와 채찍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제게 있어서 시를 생각하고 쓰는 일은 왜소해지기만 하는 일상적인 삶과 맞물려 있으면서도 그것을 벗어나거나 뛰어넘게 해주는 「오솔길 트기」였으며 어둠 속에서 「저만큼 흔들리는 불빛 찾아 나서기」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상적인 삶을 꿈꾸며 걸어온 이 고단한 여정이 뚜렷한 성과와 연결되기보다는 그것을 향한 몸짓이나 갈등의 흔적들만 마치 풀리지 않는 실타래처럼 엉켜 있는 듯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더구나 동어반복이 심할 정도로 초월이나 초극을 지향하는 내면탐색을 거듭해 왔지만, 그 갈등의 무늬와 빛깔들은 공허하고 울림도 왜소해 아직은 풀어야 할 숙제가 너무 많고 가야할 길은 아득하다는 느낌입니다.
이번 시집 「내 마음의 풍란」은 그동안 추구해온 상승 이미지와 하강 이미지, 둥글음 등의 명제들을 복합적으로 아우르면서 부드럽고 쉬우면서도 「정서화된 메시지」들로 초월과 초극을 향한 의지를 드러내는 한편, 세기말의 어려움 속에 놓여있는 사람들에게 조그마한 위안이라도 되어보려는 의도들도 담아 보았습니다만 역시 「부끄러움 꾸러미」이상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길을 게속 걷게 될 것 같습니다. 다만 보다 더 치열하게 보다 더 나은 삶과 아름다운 세상을 향한 길트기에 힘쓸 것이며 그런 각오로 오늘의 이 빚짐과 부끄러움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주최측과 심사위원 여러분, 자리를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신의 가호와 은총이 언제나 함께 하기를 기원하면서 제 말씀을 줄일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 아동문학가 김은숙씨
어린이들의 꿈 담는 동화 작업계획
미진한 작품을 수상작으로 뽑아주신 심사위원님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며칠 전 남산 한옥마을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그 집을 돌아보며 문득 동화의 집을 생각했지요. 언뜻 작고 그리 화려해 보이지 않는 동화의 집, 하지만 동화야말로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통합기능을 가진, 대들보가 큰 집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사방을 탁 틔워놓고 언제든 바람을 부르고 새소리를 듣고 마당의 꽃향기를 불러들일 수 있는 시원스런 대청마루를 보며 동화의 집을 지을 때도 그렇게 지어야 하리라 생각했습니다.
사회에로의 넓은 창을 내야 함은 물론이고 이미「무엇이 되어버린」어른의 영혼 안에 「무엇이 되고 싶어하는」어린이가 살도록, 그럼으로써 그 어른이 다시 또 무엇이 될 수 있다는 꿈을 갖도록, 저의 동화가 미력이나마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꿈꾸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은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만들어가는 현실입니다. 하루 평균 3시간 남짓 TV를 보는 어른들 속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TV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내 아이가 지혜롭게 자라길 바라면서 실제는 지식의 창고로 키워가고 있습니다. 이웃을 보며 살게하고 싶다면서 지하철 문 앞에서 내리는 사람보다 먼저 아이를 밀어넣습니다.
밝고 건강하길 빌지만 아이는 열린공간을 두려워하고 밤하늘을 올려다 볼 짬이 없습니다. 갓 구워낸 한편의 동화가 굳어진 마음을 부드럽게 해주고 어린 영혼을 오염시키는 사회의 B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 수치를 어느 만큼 낮출 수는 있지요.
또한 동화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정말 알아야 할 우리의 역사를 재미있게 들려줄 수도 있습니다. 크게는 나라의 역사를, 작게는 가족의 역사를 일깨워줌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해줄 수 있다고 봅니다.
제 작품 「길동무」에 나오는 주인공이 할아버지와 아버지와 아들이 보이지 않는 데서 강물처럼 이어져 흐르는 '길동무' 임을 깨닫듯이요.
끝으로 우리의 역사 속에서 판타지의 불씨를 찾아내고 그 불씨가 우주가 암시하는 선의와 환희와 꿈에 점화 되도록 힘쓰겠다는 다짐을 드리며 수상소감을 대신합니다. 감사합니다.
▣ 제3회 가톨릭 문학상·아동문학상 시상식 참석자 명단(가나다순)
문학평론가 - 김병익, 김주연, 김치수
소설가 - 김원일, 김주영, 정소성, 홍성원
시인 - 권국명, 문인수, 박정남, 서원동, 신중신, 유경환, 유안진, 윤병무, 정혜련, 지인, 채호기
시조시인 - 김월준
아동문학가 - 문삼석, 손연자, 어효선, 이재철
한국평신도사도직협의회 - 여규태 회장, 최홍준 사무총장, 류정묵 도농분과장
매일신문사 서울지사장 - 이진협
바오로딸 출판사 촉진부
▣ 축전
문화관광부 박지원 장관
교육부 문용린 장관
한국시인협회장 허영자
▣ 화환
문화관광부 박지원 장관
한국천주교사도직협의회 여규태 회장
가톨릭실업인회 박광순 회장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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