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순절 평화의 마을이 경남 삼랑진.부산에 이어 경기도 여주에서 0∼6세 장애아들을 돌보다 성인들을 위한 새로운 장애인 시설을 갖추게 됐다.
0∼80세 장애인 및 무의탁자들의 생명과 의식주를 돌보는 오수영 신부는 명실상부하게 이 땅의 장애인들의 아버지이다. 6월 12일 오전 11시 성인 장애인 시설인 평화 재활원의 축복식을 앞두고 오수영 신부를 만났다.
― 여주 오순절 평화의 마을의 성인 장애인 시설은 어떻게 건립됐으며, 어느 정도의 규모입니까?
▶ 최인숙(헬레나) 자매님이 자신의 상속 재산인 토지를 장애인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고 기증해 주심으로써 시작됐습니다. 이 시설은 지상 6층, 건평 1670평으로 언제나 마음깊이 감사드리는 후원회원들과 은인들의 성금으로 완공됐습니다. 정신과 지체에 장애가 있는 성인 200명이 숙식하면서 재활치료를 받으며 특수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설입니다. 6월부터 입소된 장애인들은 전문치료, 재활작업교육, 사회 적응 기술훈련을 받을 수 있습니다.
― 6월 입소된 장애인들은 바로 전문교육을 받게 됩니까?
▶ 건물은 완공됐으나 첨단장비.전문 인력 확보는 사실 크게 부족합니다. 또 일상 생필품.의료장비도 새로 구입해야 하나 재원이 문제입니다. 무엇보다 의료.기술.교육에 있어 전문직 자원 봉사자들이 널리 참여한다면 더 바랄게 없겠습니다.
― 조금 다른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부산교구 사제로 본당사목을 하시다 복지사업 쪽으로 크게 선회하셨습니다. 계기가 있으신지요?
▶ 군부독재시절 정의구현활동을 하고 또 ''생명의 전화'일을 하면서, 무언가 새로운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느꼈습니다. 그때 저는 동시에, 교회가 사도행전 2장 42∼47절에 나오는 초대교회의 공동체모습을 보여야 하며 이 공동체를 이루며 사는 게 참 삶의 길이라고 믿었던 것입니다. 버림받아 오갈 데 없는 이들과 서로 나누고 기도하며 살던 저에게 수없이 많은 고마우신 분들의 도움이 있어 오늘같이 성장한 것입니다.
― 신부님은 삼랑진에 이어 오순절 평화의 마을을 여주에 설립하셨을 뿐 아니라, 수녀회와 수도회도 각각 창설하셨습니다. 수녀회.수도회를 창설하신 뜻은?
▶ 80여명의 수녀, 10여명의 수사들이 삼랑진.여주.부산 등지에서 장애인, 부랑인들을 돌보고 있죠. 이 수도자들이 어려운 삶을 함께 나누고 기도하면서 우리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바인 초대교회 공동체의 모습을 구현시켜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신구약성서 혹은 신약성서 전부를 함께 읽으며 묵상한 바를 나누는 성서통독피정, 성령세미나, 각종 강의 등 문화활동도 부족한 여건에서나마 병행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희 마을에 도와주러 왔다가 저희 가족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본 후 기쁨을 갖고 새로운 힘을 느끼는 이들도 많습니다.
― 문제는 재원이 아니겠습니까. 앞으로도 재원이 엄청나게 들텐데요.
▶ 네, 그렇습니다. IMF를 맞아 후원금은 급격히 줄어 들었습니다. 그러나 어려운 이들을 위해 많든 적든 가진 것을 기쁘게 나누는 이들은 의외로 많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오수영 신부는 피로해 보였으나, 장애인복지 문제가 나오자 오신부의 목소리는 점차 열을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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