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껏 먹고 좋은 곳에서 쉬었으면 마라톤 완주를 성공하지 못했을 겁니다. 굶주리고 병든 이웃들을 생각하며 극기하는 마음가짐으로 한발 한발 내딛었습니다』
3월 22일~4월 6일, 16일만에 서울~부산을 완주한 데 이어 이번에는 일본열도를 종주한 아마추어 마라토너 김홍영(요한.서울 개포동본당)씨는 「성공의 비결」을 이렇게 설명한다. 김씨는 5월 15일 단독으로 일본열도를 질주해 28일 만인 6월 22일 마라톤 완주에 성공했다.
김씨는 일본 시모노세키를 시작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마라톤 구간인 42.195㎞를 달리며 히로시마, 오사카, 나고야에 이르는 총 1200㎞의 길을 주파했다. 김씨의 일본 종주는 혼자서 대중교통편으로 그날 목적지에 짐을 옮겨 놓은 뒤 출발지로 돌아와 다시 목적지까지 달리는 고독한 싸움의 연속이었다.
김씨가 달리기를 시작한 것은 30여년전. 20대 중반까지 기관지가 좋지 않았던 그는 매일 4~10㎞를 달리며 병마와 싸웠다. 30대에 비로소 건강을 회복한 김씨는 그후 달리기를 계속하던 중 쉰살을 맞으며 「남은 인생에 보람된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해 마라톤 일주를 결심하게 됐다.
일본 열도를 횡단하는 김씨의 가슴에는 항상 「세계 평화를 위하여(for the peace of the world)」란 문구가 써붙여져 있었다. 김씨는 당시 코소보 사태로 고통받는 민족과 북한 동포들을 생각하며 발톱이 빠져나가고 금방이라도 숨이 막혀버릴 듯한 온갖 고통들을 이겨냈다. 달리기 도중 그는 자신의 고통 속으로 깊이 침잠하며 주위의 이웃과 예수님이 당하신 고통들을 몸과 마음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김씨는 이번 일본 종주를 시작으로 앞으로 캐나다와 북미 일대 마라톤 완주에 도전할 계획이다.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마라톤 세계일주에 나선 김씨는 『일본 종주에서도 그랬듯 하느님께서 늘 나와 함께 해 주실 것을 굳게 믿는다』고 말하며 다시 한 번 운동화 끈을 동여맨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