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진작가 서영일(아가다, 동경 한인본당.52)씨는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다양한 표정과 역동적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마흔줄에 들어서 사진공부를 시작한 그녀가 천착 하고 있는 「거리의 사람들」은 도시속에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의 소외라든지, 도시와 인간의 관계라는 등의 거창한 의미보다는『그저 사람이 좋아 사람을 찍는 것일 뿐』이다.
그녀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전시회를 갖는다. 7월 26일∼8월 8일 서울 종로구 관훈동 인사 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개인전의 주제는 「스냅 스트리트(Snap Street) 1997-1999」.
동경 종합사진 전문학교 연구과에서 수학하며 98년, 99년 연이어 개인전을 가졌던 그녀가 동경의 시구야, 긴자 등지에서 찍은 사진 40여점을 전시한다.
웃으며 또는 다급한 표정으로 거리를 바쁘게 뛰어가는 여성들, 가방을 들고 은행앞의 건널목을 비켜 건너가는 굳은 표정의 남성 등 거리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지만 사진에 담겨진 그들의 모습은 또다른 깊은 곳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사람이야 말로 하느님이 가장 사랑하시는 창조물이며 자연에 가장 가깝지 않을까요? 비록 카메라 렌즈를 통해 만나는 사람이지만 마음과 마음의 부닥치는 느낌이 좋아요. 특히 이 작업을 통해 모든 사람을 사랑하지는 못하지만 어떤 사람도 미워하지 않아야 겠다는 마음을 갖습니다. 일종의 수련이지요』
결혼후 일본으로 건너가 20년동안 3형제를 낳고 키우며 평범한 주부로 살았던 서씨는 점점 남아도는 시간들이 아쉬워 혼자서, 뒤늦게라도 시작할 수 있는 공부로 「사진」을 택했다.
6년동안 아침 8시에 등교해 저녁 6시가 돼서야 돌아오는 강행군으로『남편 아침밥 한번 차려주지 못했지만 뒤늦게 공부하는 즐거움과 기쁨은 평생 재산이 되었다』고 전하는 그녀. 따라서 이번 전시회는『그동안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준 가족들과 하느님께 드리는 감사의 선물인 동시에 나의 기쁨과 즐거움들을 이웃과 나누고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한국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인사를 드리는 자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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