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야음본당(주임=김상호 신부) 풍물패 「소리찬미패」를 이끌고 있는 송양규(안드레아, 56)씨는 어느날 갑자기 전국적인 유명인사가 되었다.
평소 생업인 생수보급소 운영마저 아들에게 맡겨두고 방송출연은 물론 잡지사, 영화사 사람들을 만나느라 서울을 제집 드나들듯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
송씨가 이렇게 바쁜 유명인사가 된 것은 최근 김대중 (토마스 모어)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역사적인 만남을 갖게 되면서 부터다.
지난 6월초 모 이벤트 회사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김대통령과 김위원장을 닮은 사람 선발대회를 열었다. 그렇지않아도 평소 주변에서 어쩜 그렇게도 김대통령을 쏙 빼닮았느냐는 말을 수없이 들어왔던 송양규씨는 주위의 권유에 못이겨 대회에 출전했는데, 아니나다를까 최고상을 받으면서 일약 스타가 되고 말았다.
「자고나니 세상이 달라졌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다. 「40대의 김대통령」을 빼닮았다는 송씨는 그때문에 80년대에 남모를 고초를 겪기도 했단다. 그러나 인간사 새옹지마라, 요즘은 「울산 대통령」으로 불리며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 마다 한마디씩 건넨다. 따라서 언행이 조심스럽다고. 진짜 대통령에게 누를 끼치지 않을까 해서다.
아무튼 송씨는 요즘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신문 잡지는 물론이고 텔레비전 출연과 CF 교섭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같은 인기를 등에 업고 최근에는 영화배우로 데뷔하게 됐다.
통일후를 다루는 가상영화 「천사일」에 주인공인 대통령역으로 캐스팅된 것. 내년 구정 개봉을 목표로 제작비 42억원이 투입되는 김두영 감독의 새 영화다.
대통령이 풍물 가르쳐
성당에 가면 신자들은 물론 신부 수녀들이 사인을 요청해와 겸연쩍기도 하다는 송씨는 『대통령과 비슷한 외모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린다』며 『어쨌던 민족화해와 통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송양규씨는 17년전 충남 논산에서 울산으로 이주해와 살고 있다. 평소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야음본당 레지오 단장을 맡아 봉사하고 있다. 그러면서 청년 시절부터 관심을 가져온 풍물을 본당 행사와 전교에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지난 98년 2월 자매들로 구성된 「야음본당 소리찬미패」를 창립했다.
소리찬미패는 본당 행사와 대축일 등이면 신나는 한마당을 펼쳐 울산지구의 명물이 되고 있다. 현재 30여명의 자매들이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송단장의 지도로 맹열연습을 하고 있는데 단원중에는 예순을 넘긴 할머니도 있어 젊음을 누리고 있다. 이들은 요즘 더욱더 신명을 내고 있다. 대통령(?)께서 직접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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