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문화재 고(故) 김복련 선생의 수제자인 배종호 (베드로·44·대구 월성본당)씨.
어려운 집안 살림에 보탬이 되기 위해 나전칠기공예를 시작한지 30여년이 흘렀다. 함께 공예를 하던 동료들은 하나 둘 떠나갔지만, 배씨는 전통공예를 고집하며 한 길을 걸어왔다. 유일한 나전칠기 장인이다.
평소 이콘 등 성물에 관심이 많던 배씨는 그나마 밥벌이가 되던 가구공예를 접고, 얼마전 '나자렛 목수' 란 이름으로 성물을 제작하고 있다.
『저에게 이런 손재주를 주신 것도 주님의 은총인 것 같아요. 이익을 생각하기 보다 더욱 연구하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향나무에 자개를 붙여 만든 성모상은 세련되고 화려하진 않지만 나전칠기만의 영롱한 빛과 품위가 배여있다. 조개껍질 하나하나를 벗기고, 자개 위에 본을 뜨고 톱으로 자르고…. 모든 작품은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혼신의 힘을 기울여 작품에 임하는 배씨의 손끝에는 예술적 혼을 불태우는 장인정신이 서려있다.
이렇게 7일을 꼬박새워 완성된 작품은 단순히 값어치로 환산할 수는 없다. 재료값만 얻는 것으로도 만족한다는 배씨의 작은 바람은 작품활동에 전념하며 새로운 것을 구상하는 것. 그리고 얻은 결실이 결핵환우들, 장애인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것.
『그들도 충분히 사포질 등 단순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일거리가 많아진다면 함께 나눠 일할 수 있겠지요』 현재 14처를 구상 중인 배씨는 작품에 임하기 전 예수님의 고난과 아픔을 느끼기 위해 「십자가의 길」을 매번 기도한다.
모든 것을 주님 뜻에 맡기고 그 도구로 살겠다는 「나자렛 목수」배종호씨. 아직은 시작단계에 불과하지만 언젠가는 우리 고유의 성물들이 곳곳에 알려지는 그날을 꿈꾸며 작업에 임한다. ※문의=017-508-3882, (053)632-9727 나자렛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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