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터넷에서 가장 인기 있는 단어? 검색엔진에서 대개 어떤 문화 현상(서태지…)이나 이슈(이산가족…) 그리고 관심 있는 분야(레포트…)에 대한 것이 인기 검색어인데 유독 단어로 된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엽기」라는 낱말이다. 국어 사전에 보면 「기괴한 일이나 물건에 호기심을 가지고 즐겨 찾아다니는 것」이라고 나와 있다. 이제 엽기라는 말은 젊은 네티즌들 사이에 즐겨 쓰는 낱말이 되었다.
이 영화를 보게 된 것도 엽기적인 인터넷 사이트가 있는데 사이버 상에서 벌어진 일들이 오프라인에서도 벌어지고 그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들을 코믹하게 그린 영화라는 소개를 받고서였다. 기억의 고리를 더듬어 보니 일본에서 700만 관객을 동원했다던 블록버스터 영화였다. 그 엽기적인 사이트는 죽음(즉 자살)을 도와주는 사이트인데 죽고싶다고 입버릇 처럼 말하는 사람들을 사이버 상에서 온갖 방법으로 죽게 해주는 사이트, 온갖 사건들의 실마리를 밝혀보는 사이버 해결사 사이트 등 상상을 초월하는 사이트들이 사이버 세상에 존재하고 있었다.
아무튼 이 영화는 살인사건과 유괴사건이 이제 인터넷 이라는 수단을 통해 일어난다는 것, 그리고 공직사회에 대한 신뢰와 자부심이 강한 일본사회의 경찰조직을 주인공으로 택하면서 현재의 일본이 당면하고 있는 불안한 현실과 어두움을 어리숙한 형사들을 등장시켜 학연과 지연으로 얽혀있는 경직된 상하관계, 출세지향주의, 그리고 현장에서의 경험보다도 높은 사람의 명령이 우선되고, 탁상에서의 공론이 앞서는 조직의 비리 등 기성세대로 대별되는 경찰조직과 또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빠른 변화와 무언가 자극적인 것을 좇아 더 엽기적인 것을 탐색하는 것이 게임이고 즐거움인 N세대 젊은이들의 사고를 3일 동안 일어난 절도, 살인, 유괴라는 세 가지 사건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무엇이 이 영화를 그토록 유명하게 만들었을까? 단순한 스토리 구조와 어렵게 마련한 출세가도보다 인간적인 정의감을 선택한 선배 참사관과 민완 형사의 따뜻한 우정과 인간적인 모습, 사건을 해결하는데도 어떤 심각함이나 논리적인 추리보다도 인터넷 세대에 의존하는 기발함, 그 모든 것이 마치 게임처럼 재미있고 쉽고 그리고 마치 만화를 보는 듯한 반전을 거듭하는 데서 매력을 느끼지 않았나 싶다(때론 너무 기막혀 헛웃음이 나오지만…). 체포되기 직전 「게임오버」를 선언하는 N세대와 사건 해결의 결과만을 중시하고 「게임오버」를 선언하는 경시청의 높은 사람들이 철저히 대비되면서도 결국 인생 이란 무엇일까 하고 딜레마에 빠진 같은 연장선상에 놓인 사람들로 보여진다. 이 영화를 보면서 시대의 징표를 걱정하셨던 예수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결국은 기성세대나 N세대 모두다 복음의 참된 빛과 진리를 갈망하는 길을 찾는 양이다. 이들에게 어떻게 주님의 기쁜 소식을 나눌 것인가가 우리에게 안겨진 숙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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