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음악이라 할 때 우선 거룩한 전례음악을 꼽을 수 있다. 교회 음악 가운데 특별히 교회 생활에 있어 중요한 행위인 전례, 즉 미사나 기타 성사를 집행할 때 전례문에 결부된 노래로서 하느님을 찬양하고 신자 들의 성화를 목적으로 하는 음악을 지칭한다. 성음악이라 하면 전례와의 관계와 상관 없이 인간의 마음을 거룩하게 성화시켜 주며 기도의 마음자세를 갖게 해주는 음악이며 종교음악은 전례와 직접적인 관계 없이 종교적 감정의 표현에 해당하는 모든 음악을 말한다.
한국교회 안에서 가톨릭 성가가 통일된 형태로 자리를 잡은 것은 그리 오래지 않다. 선교사들로부터 구전으로 성가를 들어 배우던 때를 지나 광복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침체기에 빠졌던 교회 음악은 50년대 피난 중 정선 성가집이 출판되고 이문근 신부 등 빼어난 음악가의 공헌으로 전례음악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미사를 라틴어가 아닌 우리말로 봉헌함에 따라 성가들도 우리말로 부르기 시작했고 이와 함께 기존의 엄격한 교회 음악의 범주에 개신교 풍의 찬송가나 민요, 흑인영가, 대중가요 등에 성가 가사를 붙여 미사에 사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교회 음악 전문가들은 심한 우려를 가지기도 했다.
오늘날 교회 음악에서는 그레고리안 성가를 비롯한 교회의 전통적인 전례 음악을 발전시키는 노력과 함께 교회 음악의 토착화에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일례로 우리의 전통적인 가락을 미사 음악에 도입해 장구 등 사물을 미사 음악에 활용하기도 하고 국악 성가도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지가 이미 오래이다. 또 많은 본당에서는 주로 청소년과 청년들 미사에서 오르간이나 피아노가 아닌 기타와 드럼 등 밴드 반주에 맞춰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는 활기찬 노래들을 미사곡 으로 활용하고 있다. 일부 성직자들과 신자들은 이에 대한 거부감을 보이기도 하지만 이러한 다양한 시도는 오늘날 상당한 정도로 확산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른바 생활성가도 광범위하게 퍼져 교회 음악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은 것도 교회 음악의 또다른 현실이다. 생활성가는 삶의 정서가 담긴 친근하고 대중적인 가락을 통해 믿음 행위의 기쁨과 환희를 표현한다는 의미에서 무조건적으로 배척하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나치게 유행에 따르거나 만들거나 부르는 사람의 삶의 태도가 사도적인 소명에서 벗어나 상업성을 지닌 다거나 하는 경우에는 그것을 교회 음악에 포함시킬 수 없지만 민족적인 정서와 시대적인 감각에 맞는 적절한 가락과 리듬의 친근한 성가는 특히 젊은이들에게 신앙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교회 음악에 있어서 관계자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은 음악 교육의 부재와 전문가 양성에 대한 교회의 무관심이다. 개신교의 경우와 꼭 비교하지 않더라도 모든 본당마다 조직돼 있는 성가대 지휘자, 반주자 등은 열악한 현실에서 개인적인 시간과 정력을 헌신적으로 봉헌하고 있다. 교회가 이들에 대해 그 전문성을 인정하고 적절한 보수와 대우를 통해 자부심을 높여줌으로써 더욱 질 높은 봉사로 이끄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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