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신앙 선조들의 신앙생활상과 천주교 전파과정을 연구하는 데 필수자료인 천주가사를 집대성한 「천주가사 자료집」이 최초로 발간됐다. 가톨릭대학교 출판부가 펴내고 김영수 교수가 엮은 「천주가사 자료집 (上)」(640쪽/하성래 감수/28,000원)은 약 300여편 정도로 추정되는 천주가사 작품 중 교회 기관과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필사본과 초기 천주교회 문헌에 수록된 작품들을 수집, 원전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함께 묶었다.
이는 그 중요성에 비해 연구의 양과 질이 풍부하지 않고 자료 구득 등의 어려움으로 연구의 지평이 폭넓게 확산되지 못했던 천주가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천주가사는 천주교가 유입된 이래 자신의 신앙고백이나 가르침, 입교 권유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3.4조 내지 4.4조의 가사로 도입 직후부터 민중들 속에서 천주교 포교를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잡고 전승돼 왔다. 특히 천주가사는 서구적이고 이질적인 종교였던 천주교를 전통적인 가사양식에 담아 전파함으로써 거부감 없이 토착 화시키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천주가사는 천주교가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연구 전파됐고 한문을 모르는 일반 대중을 위한 한글 교리서가 부족한 당시 상황에서 교리교육과 신심생활에 절대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또한 학자들은 현재 불려지는 연도, 성무일도의 율격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김교수는 『천주가사는 「가사」라는 노래 자체가 주는 특유의 감동력과 호소력으로 교리서와 묵상서 역할을 담당 하는 등 선조들의 신앙생활 전부이자 문화였다』며 『이 연구는 그 시대의 생활상과 사상 등 교회사 연구와도 직결 되는 문제인 만큼 미발굴된 자료들을 발굴 자료화시키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자료집 발간을 위해 4년여에 걸쳐 어렵게 자료를 수집해 온 김교수는 우선 망실된 자료를 모은 후 원전을 밝히고 신자들이 알기 쉽게 현대어로 풀어내는 작업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추후 발간될 천주가사 자료집 (下)권에는 여타의 필사본을 발굴 수록할 예정이다. 김교수는『이 자료집을 통해 보다 심도 있게 천주가사의 실체에 접근할 수 있고 일반 신자들 또한 초기 신자들이 지녔던 하느님에 대한 열정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천주가사 자료 제보=6324ky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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