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회의 정점을 이루는 「전례」에 관한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뜻깊은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최근 박물관으로 그 모습을 새롭게 단장한 절두산 순교박물관(관장=배갑진 신부)은 10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두달간 박물관 제2전시실에서 「거룩한 만남, 전례」라는 주제로 특별전을 마련 하고 있다. 지난 10월 1일 400여명의 신자들이 함께 했던 전시회 첫날 개관에 앞서 배갑진 신부는 인사말을 통해 『절두산순교기념관을 박물관으로 개조변경 하면서 처음 갖는 전시로써 신자들이 전례를 통해 일치를 다짐할 수 있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의 가장 큰 의의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의 전례 물픔들을 전시, 전례의 역사적 흐름을 조명할 수 있다는 것과 평상시 흔히 볼 수 없었던 역사적인 전례 용품들을 장기간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천주교와 전례에 대한 신자들의 이해를 돕고 신앙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마련된 이번 전례 전시에서는 미사성제를 중심으로 전례서, 제구, 전례복, 십자가, 제대 및 역대 주교들의 유품 등 80여점이 소개되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한국의 세 번째 사제이자 한국에서 최초로 사제품을 받았던 정규하 신부의 제의. 이 제의는 매화문양의 동양자수로 수놓아진 백색 비단 제의로 한국에서 제작된 전례복 중 유물로 남은 최고(最古)의 자료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함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984년 한국순교자 103위 시성식 때 입었던 곤룡포 모양의 제의는 제3국에서 제작된 최초의 교황의 제의이다. 이 물품들은 이번 전시를 위해 풍수원 성당과 부산 오륜대 한국순교자기념관 등에서 특별히 대관해준 것들이다.
이같은 제의를 비롯해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의 미사제대, 세계 각국의 다양한 십자가, 평소 접할 기회가 잘 없는 성작, 성합, 주수병과 같은 제구, 공의회 이전의 전례복 등을 자세한 설명과 함께 전시해 전례의 변천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또한 라틴어 미사경본 등의 전례서와 초대 조선교구장인 브뤼기에르 주교로부터 노기남 대주교에 이르기까지 생전에 사용했던 목장, 주교관, 영대, 성합 등도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절두산순교박물관은 이번 '거룩한 만남, 전례' 전시를 계기로 내년에는 바티칸에 소장돼 있는 황사영 백서를 대관하는 등 신유박해 200주년을 맞아 이를 새롭게 조명해 보는 전시회를 마련할 계획이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월요일은 휴관이다.
※문의=(02)3142-44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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