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반 위의 순례자」피아니스트 백건우(요셉 마리)씨가 새천년이 저물어가는 때 고국 팬들을 위해 큰 선물을 안고 돌아왔다. 후기 낭만파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사상가인 부조니가 편곡한 바흐의 작품을 음반에 담았고 지방 클래식 애호가들을 위해 전국 6개 도시 독주회를 마련한다.
「오르간을 위한 토카타 C장조」「코랄 프렐류드」「샤콘느」를 연주한 이 앨범은 백씨가 바흐와 부조니를 동시에 파헤친 작업이자 바흐 서거 2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이번 앨범에서 백씨는 종교음악에 대한 애착을 부조니가 편곡한 바흐의 「코랄 프렐류드」전곡 연주로 드러냈다.
교회 음악의 대가인 바흐의 정통성이 부조니의 화려함, 백건우의 기교 넘치는 섬세한 연주로 파이프 오르간이 아닌 피아노의 울림으로 색다르게 전해진다.
『바흐 원곡의 훌륭함은 물론이며 편곡의 또 다른 가치, 부조니의 위대함을 모두 느낄 수 있을겁니다』오르간의 넓은 음역, 소리의 깊이를 담아내려는 부조니의 시도는 「바이올린 독주를 위한 샤콘느」연주에서도 느낄 수 있다. 피아노 건반을 오르내리며 들려오는 화려한 음색 가운데 특히 중저음이 더해지면서 바이올린보다는 오르간의 울림이 더 강하게 다가온다.
부조니가 편곡한 '코랄 프렐류드' 전곡 연주 가운데 백씨가 특히 손꼽는 곡들은 「깨어나라고 부르는 소리 있어」「이제오라 우리 구주여」「주 예수여, 당신을 소리쳐 부르나이다」. 이밖에도 「우리주 예수 그리스도」「하느님, 창조자, 성령이시여 오라」「아담의 죄를 통해 우리 타락하였도다」「성도들이여 이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되자」등 코랄 전주곡 가운데 주옥같은 곡들만 모았다.
『하느님과 대화할 수 있고 바흐를 만날 수 있는 곡들입니다. 장식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라 저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아름다움이 있기에 더욱 매료되는 곡들이죠』『음악은 진리를 찾아 떠나는 것』이라고 말한 백씨는 그 진리에 다가서기 위해 늘 한 작곡가의 전곡연주를 고집했는지도 모른다.
클래식을 대하는 진지한 태도, 음악을 진정 사랑하는 애호가들과의 만남이기에 전국투어 독주회를 좋아하는 그가 이번엔 보다 더 작은 도시 관객들과 만난다.
이번 독주회는 바흐-부조니 작품집에 수록된 첫 곡 「오르간을 위한 토카타 C장조」로 시작해 「샤콘느」로 끝맺는다. 두 곡 가운데는 가족들이 다함께 부담없이 들을 수 있는 드뷔시와 리스트 곡들을 연주한다.
이번 전국투어 독주회는 포항제철 효자아트홀(12일, 054-220-1066)을 시작으로 구미 문화예술회관(15일, 054-451-3040), 수원 경기도 문화예술회관(20일, 031-396-9336), 과천 시민회관(22일, 02-500-1220), 대구 문화예술회관(29일, 053-606-6121), 제주 문예회관 (30일, 064-754-5251)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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