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사는 지혜는 미래를 준비할 줄 아는 데 있다.
우리는 오늘을 살고 있지만 오늘은 내일을 향해서 가는 날이다. 내일이 오면 오늘은 자리를 내어 주고 과거로 물러간다. 오늘은 과거로 물러 가지만 오늘을 산 결과는 그대로 남아서 내일의 운명을 만들게 된다. 사람의 앞에는 각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운명이 놓여 있다. 사람은 자기 미래의 운명을 자기가 원하는 데로 만들어 가질 수 있는 존재이다. 모든 사람 앞에는 『생명과 죽음, 행복과 불행, 축복과 저주』 (신명기 30, 15. 19)가 놓여있다. 끊임없이 미래를 향해서 흘러가는 오늘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운명을 더 행복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써야 하는 시간이다.
세상에서는 언제나 날들이 오고 간다. 그리고 우리는 끊임없이 가는 날을 보내고 오늘 날을 맞으면서 세상을 살아간다. 지금까지 보낸 날들을 산 결과가 오늘의 나를 있게 했고 오늘을 산 결과가 내일의 나를 만들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미래에 더 행복한 운명이 자기에게 돌아오기를 바란다. 그리고 각자 미래에 자기가 꿈꾸는 행복에 맞추어 그 것을 준비하기 위해서 오늘을 산다. 특히 사람은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자기의 장래 운명을 좌우하게 되는 여러 가지 일들을 만나게 된다.
그 일의 결과가 장래의 운명에 더 큰 영향을 미칠수록 그것은 더 중요한 일이 된다. 그리고 그럴수록 그 일에 대비해서 더 큰 노력을 기울여 더 많은 준비를 하게된다. 앞으로 치뤄야 할 어떤 시험의 결과에, 앞으로 예정되어 있는 어떤 사람과의 만남의 결과에, 자기가 관련되어 있는 어떤 재판의 결과에 자기 미래의 행복과 불행이 걸려 있다면 누구든지 거기에 대비해서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고 준비할 것이다.
현세의 일시적인 운명에 대해서는 이렇게 지혜롭게 대처할 줄 알면서도 내세의 영원한 운명에 대해서는 그렇게 할 줄 모르는 것이 사람이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지나가는 세상이다. 흐르는 시간과 함께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 세상에서의 우리의 운명도 다 지나가는 운명이다. 세상의 어떤 행복도, 세상의 어떤 불행도 지나가서 끝나지 않는 것이 없다.
우리는 내일을 준비하기위해 인생을 살지만 미래를 더 멀리 볼 줄 알아야 한다. 우리는 결코 멈추는 법이 없이 내일을 향해 흘러가는 시간을 살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은 미래로 미래로 끊임없이 흘러가서 마침내 끝에 가서는 끝이 없는 미래에 자리를 내어 주게 된다. 이렇게 해서 더 이상 날들이 오고 가지 않는 날, 결코 저무는 법이 없는 영원한 날을 맞으며 우리의 일생이 끝나게 된다.
시간 속에서 사는 우리의 일생이라는 하루가 끝이 없는 내일에 자리를 내어주고 돌아오지 않는 과거도 물러가는 것이다. 우리의 일생은 과거로 물러가 사라지지만 일생을 산 결과는 끝이 없는 내일에 영원히 남아 있게 된다. 사람이 이 세상의 시간에서 내세의 영원으로 들어가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 죽음이다. 죽음은 사람의 영원한 운명이 결정되는 순간이다. 죽음은 우리가 산 일생 전체가 사실 그대로 낱낱이 드러나고 밝혀지는 순간이다. 그리고 하느님의 완전한 정의가 일생을 산 결과에 따라 각자에게 영원한 행복과 영원한 불행 가운데 하나의 운명을 결정해 주시는 순간이다. 이 때 각자에게 돌아온 영원한 운명은 자기가 일생을 산 결과이기 때문에, 자기가 선택한 운명이고 자기가 만든 운명이기도 하다. 죽음은 준비되지 않은 사람들에게만 두려운 현실이다. 준비된 채로 맞은 죽음은 일시적인 생명에서 영원한 생명으로 들어가는 축복의 문이 되고, 준비되지 않은 채 맞은 죽음은 일시적인 죽음에서 영원한 죽음으로 들어가는 저주의 문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인생을 사는 동안 다른 어떤 일 보다도 죽음을 준비하는 일이 더 중요하고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더구나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언제까지 계속될 지 우리는 모른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예고없이 찾아 오는 손님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날 가운데 단 하루도 죽음이 찾아오지 않는다고 안심할 수 있는 날은 없다.
오늘도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각양각색의 죽음을 맞고 있다. 그들 모두가 오늘 그 시간에 그런 죽음을 맞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 했다. 그들 가운데는 어린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연령층의 사람이 다 있다. 죽음이 찾아 오는 데는 순서가 없다. 젊음도, 건강도, 재산도, 이 세상의 어떤 것도 예고 없이 찾아오는 죽음에서 우리를 지켜 주지 못한다. 매일을 그 날이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고 사는 것이 인생을 사는 최선의 길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 늘 깨어 있어라』고 말씀하신다. 늘 깨어 있는 사람은 항상 영원을 바라보는 사람이고, 언제나 죽음에 대비한 준비를 하면서 세상을 사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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