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탄생 2000주년을 경축하는 대희년이 목전에 다가 왔다. 금년 성탄절 전야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성 베드로 대성전의 성문을 여는 것으로 2000년 대희년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은 성탄절을 준비하는 대림시기가 시작되는 날이다. 이렇게 금년의 대림시기는 「주님의 특별한 은총을 담고 있는」 2000년 대희년을 목전에 두고 맞이하기에 여느 대림 시기와 다르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금년의 대림시기는 성탄 대축일을 준비하면서 동시에 성탄전야에 개막되는 대희년의 막바지 준비를 함께 해야하는 시기이다. 성탄의 준비도 대희년의 준비도 그 준비의 핵심은 회개에 있다. 마음의 진정한 회개 없이 맞는 성탄은 의미가 없듯이 진실한 참회의 정신으로 준비하지 않고 맞는 대희년은 의미가 없다. 대희년은 기쁨의 축제이다. 우리는 대희년을 참된 기쁨속에서 맞이하고 보내야 한다. 그러면 희년의 기쁨은 어디서 오는 기쁨인가? 그 것은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기쁨이어야 한다. 하느님만이 참된 기쁨을 지니신 유일한 분이시다. 하느님의 기쁨만이 완전하고 영원하기 때문이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기쁨만이 기쁨을 갈망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충족시킬 수 있다. 하느님께서는 헤아릴 길 없는 무한한 사랑으로 우리를 사랑하신다.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 께서는 오직 우리의 행복만을 원하신다. 인간이 얻을 수 있는 지고의 행복은 하느님의 기쁨을 누리는 데 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에게 당신의 영원한 기쁨을 주기를 바라신다. 세상에서 하느님의 뜻을 따라 선의 길을 걷는 사람에게는 하느님께서 그의 길을 동행하시며 당신의 기쁨으로 그의 마음을 채워 주신다. 그러나 하느님의 뜻을 거역하고 하느님을 떠나서 악의 길을 걷는 사람의 경우에는 하느님께서도 그 사람을 버리고 떠나신다. 이렇게 하느님을 버리므로써 하느님의 기쁨을 상실하게된 사람의 마음은 찰라의 기쁨과 쾌락에 탐닉하게 된다. 그리고 이 것은 악이 가져다 주는 달콤한 맛이다. 죄는 그 것이 어떤 형태가 되었든지 사람에게 기쁨을 주고 만족을 주며 쾌락을 준다. 악은 언제나 매혹적인 모습으로 사람의 시선을 끌고, 피상적이고 자극적인 쾌락으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그러나 악은 맛보아서는 안되는 열매이다. 사람의 감각을 만족시키는 가면 뒤에는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독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죄는 찰라의 기쁨을 맛보기 위해 하느님을 버리고 악을 선택하는 것이다. 하느님을 버리면 사람은 모든 것을 다 잃게 된다. 하느님께서는 기쁨을 주는 모든 선을 한 없이 완전하게 소유하고 계신 분이고, 사람은 하느님께서 주시지 않으면 아무 것도 가질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사람이 하는 행동중에 죄를 범하는 행동만큼 어리석은 행동이 없다.
죄는 영원한 기쁨을 주시는 하느님을 버리고 찰라의 순간에 지나가는 기쁨을 주는 악을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찰라의 기쁨을 맛본 댓가는 사람을 영원한 멸망에 이르게 하는 영혼의 타락이다. 죄로인해 잃는 것이 무엇이고 얻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면 죄보다 인간을 더 불행하게 만드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니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들은 죄인들이다. 사람에게는 죄를 용서받지 못하고 죄인의 처지에 머물러 있는 것보다 더 큰 불행이 없고, 죄를 용서 받는다는 것보다 더 큰 기쁨이 없다.
우리가 죄를 용서받는 길은 회개하는 길밖에 없다. 죄는 하느님을 버리고 악을 선택하는 것이고, 회개는 죄를 버리고 다시 하느님께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 없이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는 아무리 큰 죄인일지라도 그 사람에게 용서를 베풀어 주기만을 간절히 바라신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용서를 베푸실 수 있는 유일한 조건인 회개를 애타게 기다리신다. 그리고 일단 진실하게 뉘우치는 마음을 보시면, 한 없이 기뻐하시며 그 영혼을 찾아 오셔서, 죄를 용서하시고 당신의 기쁨을 돌려 주신다. 이 때 하느님께서는 애타게 기다리던 자식을 다시찾은 기쁨으로 감격하시고, 용서받은 죄인은 한 없이 자비하신 아버지를 다시 찾은 기쁨으로 감격하게 된다.
대희년이 진정한 기쁨의 축제가 되려면 진실한 회개를 통해서 죄를 용서받은 기쁨속에서 대희년을 맞고 보내야 한다. 하늘에서는 회개하는 죄인들을 용서하시는 하느님의 기쁨이 흘러 넘치고, 땅에서는 하느님의 자비를 입은 사람들의 기쁨이 흘러 넘칠 때 대희년은 참으로 기쁨의 축제가 될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그 때가 언제 올지 모르니 조심해서 항상 깨어 있으라』고 말씀하신다. 「그 때」는 세상을 심판하러 주님께서 재림하시는 날이다. 이 마지막 날이 언제 올 지 모른다는 주님의 경고는 내일로 미루지 말고 오늘 회개하라는 절박한 호소이다. 금년의 대림시기는 이 절박한 호소를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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