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노인대학연합회 회장 박고빈 신부 (서울 백석동본당 주임)는 노인사목이라는 말이 생경한 현실이 교회 내 노인문제의 시작이라고 진단한다. 박 신부는 교회를 이끌어온 중요한 힘과 지혜가 노인에게서 나오고 있음에도 이들에 대한 교회의 배려가 부족한 현실을 누구보다 아파하는 이. 지난 1976년 교회 안에 최초로 노인학교를 세우고 81년 발족한 노인대학연합회를 줄곧 이끌어오고 있는 그는 노인사목이 부재한 현실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교황님께서도 노인들의 복음화에 초점을 맞추고 교회와 사회 안에서 노인들의 적절한 역할을 모색할 것을 촉구하신 바 있지만 교회조차도 마음이 굳어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한 예로 박 신부는 「노인사목국」을 포함한 노인 전담 사목의 부재를 꼽는다. 『사목자들마저 노인사목의 방향성을 가늠하지 못하고 있어요. 노인사목에 대해 생각조차 않고 있는 이들이 많아 안타까울 뿐입니다』다섯 개도 안되던 본당 노인대학으로 시작한 노인대학 연합회를 오늘의 95개로 키워낸 박 신부는 여전히 척박한 토양을 아쉬워한다. 노인사목의 황무지를 기름진 밭으로 일궈내기 위해서는 더 많은 관심이 필요 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 가운데 10여년 전부터 추진해오고 있는 「노인회관」건립은 노인사목이라는 밭에 줄 거름인 셈이다.
『전국적으로 노인들을 위한 공간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우리 교회의 자화상입니다. 노인에 대한 의식이 부족한 우리 모두의 모습이기도 합니다』노인대학에도 주일학교와 똑같은 관심을 가질 것을 역설하는 박 신부, 그의 호소의 바탕에는 교구 차원의 예산지원이 하나도 없는 현실이 큰 괴리로 놓여 있다. 외부에서 교회의 노인복지 활동을 높이 평가하는 것과는 달리 당장은 극복하기 힘든 인식의 괴리가 버티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노인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지역사회의 현실을 가장 잘 아는 본당이 이제 본격적으로 노인문제를 고민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노인이 사랑을 한데 모으고 나눠주는 「사랑의 자석」이 돼야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는 박 신부. 그는 대희년이 함께 하는 훈련에 모두가 나설 수 있는 때라며 새로운 희망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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