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서에 보면 예수님께서는 기도와 자선과 단식이 하느님께 드리는 속죄 행위로 가장 귀한 것임을 강조하신 부분이 있습니다(마태오 복음 6장). 구약에서부터 교회는 이 세가지 행위가 가지는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었고, 오늘도 자선주일로 정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교 신자에게 있어서 자선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회개와 관련이 있습니다. 회개는 이미 하느님의 약속이 있었는데도 인간이 죄를 지었으며, 죄를 지은 인간이 뉘우치고 용서를 구하면, 죄의 용서와 함께 그 인간이 성령으로 새로 나게 되는 과정을 일컫는 말입니다. 이 회개과정에서 자선은 중요한 요소입니다. 자선은 기도와 단식과 함께 하느님에 대한 회개라고, 자선에 대해 회개하며 이웃에 대해 회개하는(교리서 1434항) 요소라는 것입니다. 자신의 노력으로 얻은 것을 죄를 뉘우치는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위해서 내어놓는 자선은 죄를 뉘우치는 영적인 가치가 있습니다. 따라서 교회는 참회의 시기인 사순절에 영신 수련, 참회 전례, 단식, 자선 등의 자발적인 절제 행위를 하도록 권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자선은 형제들에 대한 사랑과 연대의식을 표현하는 행위입니다. 자선은 단순히 물질적인 도움만이 아니라 영신적으로 궁핍한 사람을 도와주는 행동을 포함하는 것입니다. 다른 약한 형제를 받아들이는 사랑의 행위면서 그들에 대해 인내심을 가지고 함께 살아나가려는 적극적인 연대의 행위라는 것입니다. 특별히 사회 정의가 실현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형제를 돕는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명령하신 정의를 실천하는 행위가 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자선은 새 계명과 관련이 되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남기신 유일한 계명은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었습니다.
구약에는 동물을 잡아 바치는 제사로 계명을 실천하였지만 이제는 마음으로부터 나오는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참 제사라는 것을 강조하시는 예수님의 눈으로 본다면, 자선은 사랑이라는 유일한 계명이 우리에게 하도록 강요하는 행동방식입니다.
즉, 사랑이 있다면 자선을 하지 않고서는 견디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자선은 이처럼 회개와, 형제애, 새 계명과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동정의 자선이 아닌 순수하게 빈 마음으로 하는 신앙의 실천이 우리들의 자선의 모습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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