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교의 서거로 안동교구는 침울한 가운데서도 장례준비를 위해 성직 수도자 평신도들의 모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선 상태. 신자들은 그동안 박주교가 목자로서 보여준 따뜻한 사랑을 기억하며 눈물 속에 연도와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박주교의 형 박태희(요한 보스코)씨는 『할일이 너무 많은 것 같은데 너무 일찍 떠나가신 것 같아 너무 아쉽다』며 박주교의 서거가 믿어지지 않는 표정. 박주교의 조카로 왜관 베네딕도수도회의 박재천(안셀모) 수사는 『놀랍고 당혹스럽다』면서 『하느님 안에서 안식을 얻을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박주교의 장례가 5일장으로 결정된 것은 8일 주교들의 대희년 행사관계로 주교회의장 박정일 주교를 비롯한 몇몇 주교들이 로마에 체류 중이어서 12일 오후4시에 도착하는 것을 감안해 이뤄진 것. 안동교구는 9일 오후 9시 목성동본당에서 참사회의를 갖고 김욱태 신부를 위원장으로 김재문, 정희욱, 류강하, 이춘우, 공한영, 조창래 신부 등 사제 7명과 교구평협 오영창 회장, 수녀연합회장 최병란(엘리사벳) 수녀 등 9명을 위원으로 장례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 박주교와 동창인 최기복 신부가 조문차 들러 9일 자정무렵 미사를 봉헌하기도 했다. 동기인 최기복 신부는 박석희 주교를 회고하면서 『박주교님은 동창 회장이셨고, 맏형 같이 동기들을 살펴주셨다』고 말하고『하느님께서 너무 아끼셔서 데려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고 박석희 주교 장례준비위원회는 오전 9시 오후 3시, 7시 30분 목성동성당에서 추모미사를 봉헌하기로 하는 한편 수시로 신자들이 모이는 데로 연도와 함께 미사를 봉헌키로 했다. 농촌 출신인 박주교는 생명.환경 문제에도 남다른 애착을 지니고 있었는데, 교구청 뒷뜰에도 텃밭을 마련해 농약, 비료를 치지 않고 직접 농사를 짓기도 했다. 교구에 성직자 묘원이 없는 것을 평소 안타까워하던 박주교는 농은 수련원이 완공된 후 옆에 부지를 마련하고 성직자 묘원을 조성하길 희망했는데, 자신이 처음으로 묻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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