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강하 신부/가톨릭상지대학장
“죽음은 잠시의 이별일 뿐”
주교님께서 는 가난하고 어려운 농촌교구에서 모든 열정을 다 쏟아부어 사목하셨습니다.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피로에 지친 얼굴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 하였는데 그만 이런 일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하고 싶으신 것 많았는데 다 마음만큼 되지 못한 점이 아쉽게 보입니다. 성품이 온화해서, 어른이 다 외로운 것과 마찬가지로 외로 웠습니다. 인내심이 많아서 그 불편함과 어려움을 혼자 잘 견디어 내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최근 무리하셨습니다. 과로로 쓰러졌다는 생각에 최선을 다해 목숨을 내놓으신 모습에서 착한 목자의 모습을 느끼게 했습니다.
여느 교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우리 안동교구민들은 거듭 좋으신 주교님을 모시게 된 것이 축복이었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의 아버지 야훼 하느님! 우리는 아직도 할 일 많은 주교님을 당신이 갑자기 데려가 심에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우리의 생각과 당신의 생각이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당신 뜻대로 데려가셨으니 다른 위대한 성인들의 반열에 앉게 해주십시오.
주교님, 먼저 가서 쉬고 계십시오. 죽음은 잠시의 이별일 뿐, 새로운 삶이라는 것을 신앙으로 고백합니다. 우리의 갈 길도 주교님이 가신 길과 같지 않습니까? 안녕히 가십시오.
■ 김부기 신부/매일신문사 사장
“진리위해 일한 상급 천상에서 누리길”
안동교구는 물론 한국교회를 위해 보다 본격적으로 활동하실 분이 이렇게 황망히 떠나시다니 애석하기 한량 없으며, 아픔이 너무나 클 수밖에 없습니다. 언제나 겸손하고 부드러우시며, 따스한 성품과 정확한 판단력으로 가까이 있는 사람들 뿐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귀감이 되셨던 당신은 어느 사제보다도 학구열이 높고 식견이 풍부한 학자이면서도 농촌에 대한 사랑 또한 남다르셨습니다. 특히 가난한 농민들의 마음을 자상하고 따스하게 헤아리시면서 농촌 사목에 남다른 열정을 바치셨으며, 올바른 농업정책 바로세우기를 위해 대정부, 대사회 활동에도 늘 앞장서 오셨습니다. 소외되고 그늘진 사람들의 아픔을 누구보다도 따스하게 어루만져 주시던 진정한 빛과 소금 이셨습니다.
신자들에게는 언제나 가톨릭의 근본 정신인 보편성과 초월성을 불어넣으시는 일에 최선을 다하시던 모습도, 새로운 가치관 정립과 한국천주교회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열과 성을 다하시던 모습도 눈에 선합니다. 박석희 이냐시오 주교님, 진리를 위해 오직 한길을 걸으신 생전의 노고에 대한 상급을 천상교회에서 다 받아 누리소서. 남아있는 저희를 위해서도 기도해 주시고, 하느님 품 안에서 영원한 천상행복을 누리소서.
■ 오영창/안동교구 평협회장
“신앙으로 주교님 보내드릴 시간”
주교님의 부음을 듣고 저희들은 도무지 믿기지 않아 몇 번이고 그 사실을 부인했었습니다. 당신께서는 두봉 주교님의 뒤를 이어 저희들 곁에 꿈같이 오셨습니다. 당신의 그 맑고 순수한 모습으로 저희들에게 하느님의 기쁜 소식을 전해주시고자 아름다운 꿈들을 심어주셨지요. 이 세상에서 맺은 인간적인 정으로 친다면 어찌 당신을 저희들 곁에서 떠나 보내드리겠습니까? 이제 정말 주교님을 보내드려야 한다는 현실을 신앙으로 수용해야 할 시간인가 봅니다.
그동안 노심초사 저희들과 교회를 위해서만 뒤돌아 보지 않고 살아 오셨으니 이제 모두 접어두시고 하느님 곁에서 영원히 행복한 삶을 누리옵소서. 먼 훗날 하느님 나라에서 다시 만나 못다한 사랑 나누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 훌리오 묜시뇰/교황대사 대리
“죽음은 새로운 삶으로 옮아가는 빠스카”
교황대사이신 죠반니 바띠스따 모란디니 대주교님을 대리하여 한국의 모든 주교님들과 안동교구의 성직자와 평신도 여러분에게 박석희 주교님의 선종에 대해 진심으로 조의를 표합니다. 교황 대사님 께서는 주님께서 박석희 주교님을 영광으로 불러주시도록 하느님께 기도드린다고 연락하셨습니다. 누구든지 죽음 앞에는 침묵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순간에 삶의 의미에 해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죽음의 비참함을 가장 훌륭하게 극복하신 그리스도를 모범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산다는 것은 그리스도 안에서 거듭 태어난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죽음은 새로운 삶으로 옮아가는 빠스카입니다. 이러한 믿음을 가지고 우리는 일생을 영혼들의 구원과 교회를 위하여 헌신하신 박석희 주교님의 영원한 안식을 위하여 기도드립시다.
■ 안젤로 소다노 추기경/교황청 국무성 장관
장례참가자 모두에게 교황강복 전해
박주교님의 갑작스런 서거 소식을 접하신 교황 성하께서는 안동 교구민 모두에게 진심으로 조의를 표하며 목자의 고귀한 영혼을 하느님 아버지의 영원한 사랑에 맡겨드리고 있는 여러분과 뜻을 함께 하고 계십니다. 박주교님께서 사제와 안동교구의 목자로서 보여주신 헌신적인 기억은 모든 공동체가 거룩하게 살고 관대하게 봉사하라는 세례성사의 부르심에 보다 충실할 것을 깨우치고 있습니다. 또한 교황 성하께서는 부활의 희망을 안고 슬퍼하는 모든 이에게 위로의 선물을 주시도록 하느님께 간청하시면서 장례식에 참례하는 모든 이들에게 교황 강복을 내리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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