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그녀를 모를리 없다. 시청률 경쟁과는 거리가 먼 EBS교육방송 프로그램에서 친근한 이웃집 언니처럼 늘 아이들과 함께하는 이. 바로 방송인 이연경(소피아 바라·32·서울 역삼동본당)씨다. 아이들을 좋아하고 깜찍하고 언니같은 외모 탓인지 방송을 시작한 이후 10여년을 어린이 프로그램 진행을 맡아왔다. 그러다보니 최근 5000회를 맞은 「딩동댕 유치원」, 새롭게 시작한 「오렌지 동화나라」, 예전에 큰아들 준영이와 함께했던 '엄마랑 나랑' 등 애들이 재밌어 하며 TV 앞을 지킨 프로그램들은 모두 이씨가 맡은 것들이다.
이씨가 이처럼 아이들과 함께 진행하는 방송을 능숙하고 재미있게 진행 할 수 있는 것은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는 엄마이기도 하지만 초등학교 시절 KBS 어린이 합창단을 지낸 경력 덕분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경험해봤기 때문에 애들이 힘들어하는 것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이젠 처음 방송을 함께 했던 녀석들이 중학생이 됐어요. 코흘리개 꼬마들이 의젓한 모습으로 성장해 절 기억하며 반가워할 때면 정말 보람을 느끼곤 하죠』
어린이를 위한 방송인하면 쉽게 이연경을 떠올릴 수 있는 건 방학 때면 뮤지컬에서 동화 속의 주인공으로 다시 그들을 만나기 때문. 「피터팬」, 「보물섬」, 「톰소여의 모험」, 「오즈의 마법사」, 「테크노 피노키오」등 이씨가 출연한 뮤지컬이 한 두편이 아니다. 한번씩 공연을 할 때면 긴시간 준비를 해야하고 힘들지만 두 아이의 엄마로서 아이들이 상상의 나래를 펴는데 동화책을 읽는 것만큼이나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여력이 닿을 때까지 해볼 계획이다. 아이들과 똑같은 순수한 표정을 얼굴 가득 담고 있는 그는 7년전 남편 현재원(요한)씨와 결혼을 앞두고 세례를 받은 늦깎이 신자. 뒤늦게 천주교 라는 종교를 쉽게 수용할 수 있었던 것은 독실한 신앙을 갖고 있는 남편과 시어른들의 삶에서 풍겨나오는 진솔함과 따뜻함 때문이다. 아직까지도 신앙이 뭔지 잘은 모르지만 날카로웠던 그가 점점 부드러워지고 둥글둥글 해지며 집안 분위기를 닮아가는 것,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러 하기에 이씨는 방송을 할 때면 신앙생활이 소홀해지는게 사실이지만 되도록 주일미사만큼은 부모님과 아이들 손잡고 한 성당에서 함께하려고 노력한다. 영세 후 바쁜생활로 견진성사를 아직 받지 못했다는 그는 4년째 진행을 맡고있는 평화방송 「퀴즈 교리여행」프로그램을 통해 성서에 대해서, 교리에 대해서 몰랐던 것들을 하나 둘 배우며 부족한 신앙생활을 채워가고 있다고 한다.
이런 신앙 때문인지 결혼 후 더욱 안정된 모습으로 한가지 빛깔을 내고 있는 방송인 이연경씨는 앞으로 신앙인으로서, 방송인으로서, 주부로서 평범하면서도 늘 한결같은 그림을 그리며 살기를 희망한다. 『언제나 신앙 안에서 모범적인 생활을 하며 커다란 버팀목이 되고 있는 부모님, 남편과 함께 아이들 잘 키우며 인기를 좇기보다는 소신을 갖고 하는 일을 위해 꾸준하게 노력하는 방송인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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