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알려면 그 사람의 말을 들어 보면 된다. 사람은 말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표현하고, 따라서 사람의 말에는 그 사람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정직한 사람의 말은 단순하고 솔직하다. 그러나 위선적인 사람의 말은 교활하고 가식적이다. 지혜로운 사람의 말은 깊이 헤아리고 멀리 내다 본다.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의 말은 피상적이고 즉흥적이다. 이기주의자의 말은 거만하고 냉정하다.
그러나 자기를 비운 사람의 말은 겸허하고 너그럽다. 자제할 줄 아는 사람의 말은 고상하고 신중하다. 그러나 자제할 줄 모르는 사람의 말은 경박하고 수다스럽다. 이렇게사람의 말에는 그 사람의 마음이 그대로 반영되어 나타난다. 그래서 사람은 말을 통해서 서로 마음을 주고 받는다.
그 사람의 말을 받아 들인다는 것은 그 사람의 마음을 받아 들인다는 것이고, 그 사 람의 마음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내 마음을 그 사람의 마음과 같이 변화시킨다는 것을 뜻한다.
사람의 말은 힘을 가지고 있다. 선한 사람의 말은 남을 선하게 하는 힘이 있고 악한 사람의 말은 남을 악하게 하는 힘이 있다. 선한 말을 받아 들이면 우리의 마음이 선하게 되고 악한 말을 받아 들이면 우리의 마음이 악해진다. 선한 사람은 선한 말을 받아 들이고 악한 말을 배척한다. 그러나 악한 사람은 악한 말을 받아 들이고 선한 말을 배척한다.
사람의 말에 진정한 권위와 생명을 주는 것은 그 사람의 성덕이다. 같은 내용의 말을 하더라도 누가 그 말을 하느냐에 따라 감명받는 정도가 다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말은 같지만 그 말에 담겨 전달되는 마음이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이 거룩하면 거룩할수록 그 사람의 말은 남을 감화시키는 더 큰 권위와 힘을 갖게 된다.
지극히 거룩하신 하느님의 말씀은 사람을 감복시키는 절대적인 권위와 사람을 성화시키는 완전한 능력을 가지고 계신다. 성부께서는 영원으로부터 당신 자신을 하나의 말씀으로 완전하게 표현하신다.
성부께서 당신 자신을 완전하게 표현하신 말씀이 하느님의 둘째 위격인 성자이시다. 그래서 성자께서는 성부와 똑같이 완전한 하느님이시다.
성자께서는 성부와 똑같이 무한한 지혜와 무한한 사랑을 지니신 지극히 거룩한 하느님이시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말씀이신 성자께서 사람이 되신 분이시다. 예수님은 사람이 된 하느님이시고, 그러기에 또한 하느님이 된 사람이시다.
예수님 안에서 하느님의 것은 모두 사람의 것이 되었다. 하느님의 생명은 사람의 생명이 되었고, 하느님의 지혜는 사람의 지혜가 되었으며, 하느님의 사랑은 사람의 사랑이되었다. 하느님의 평화는 사람의 평화가 되었고, 하느님의 기쁨은 사람의 기쁨이 되었으며, 하느님의 영광은 사람의 영광이 되었다. 사람은 하느님께 불순종하여 죄를 지음으로써 어둠과 죽음의 심연으로 추락했다.
하느님을 버리고 떠나 죄인이 됨으로써 아득하게 비속한 처지로 전락한 사람이 예수님안에서 더 할 수 없이 높은 품위로 다시 올려졌다.
예수님은 사람이 된 하느님의 말씀이시기에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 들이는 모든 사람들안에서 하느님의 말씀이신 성자께서 또 한 번 사람이 되신다. 그러면 사람은 성자의 생명과 사랑을 나누어 받음으 로써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하느님의 아들로서의 예수님의 지위에 참여하게 된다. 이렇게 됨으로써 사람은 구원을 얻게 되어 하느님의 영원한 영광과 평화와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듣고 경탄하는 사람들의 반응을 소개하고 있다. 이 사람들이 경탄하는 이유는 예수님의 말씀이 율법학자들과는 달리 권위가 있었기 때문이다. 예수님에게는 인간적인 권위를 인정받을 만한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예수님은 그저 부지런히 노동을 해야 겨우 생계를 유지했던 비천하고 가난한 목수의 아들일 뿐이셨다. 사람들이 예수님의 말씀에서 마음깊이 감복하게하는 권위를 느꼈던 것은 그분의 말씀이 그분이 지닌 완전한 성덕으로부터 우러 나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말씀은 하느님의 말씀이었기에 하느님의 완전한 거룩함이 담겨있었고, 그래 서 듣는 이들의 마음에 깊은 감명과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마음이 악한 사람은 한없이 선하신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일 수없다. 죄를 버리고 하느님께 마음을 돌이키는 사람만이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인다.
그러면 하느님의 말씀이신 성자께서 그 사람안에 오셔서 당신의 생명을 주심으로써 당신의 지혜로 그의 정신을 채우시고 당신의 사랑으로 그의 마음을 채우신다.
이렇게 해서 사람을 하느님의 자녀가 되게 하시어 하느님의 무한하고 영원한 지복을 유산으로 상속받게 하신다. 무한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만이 사람이 소유해야할 참된 재산이시다.
찰라의 만족만을 주는 명예와 재물과 쾌락이라는 보잘 것 없는 소유를 버리고 하느님을 맞아 들이는 사람들이 영원히 하느님을 누리는 지복을 얻게 된다.
말씀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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