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님 장사 잘되세요. 화요일 예비신자 교리에 잊지 말고 꼭 나오세요』『아이구 신부님 오셨어요. 피곤하실텐데 커피 한잔 드세요』
10만여명이 생업의 터전으로 일하고 있는 남대문 시장. 여기는 하루 24시간 불야성을 이루며 왕래가 오가는 곳이다. 상인들의 출근시간도 아침, 밤 제각각이다.
이러한 이곳의 특수성 때문에 지난해 10월 1일 준본당 승격 후 남대문시장 성당에 부임한 이성원 주임신부는 오전 뿐만 아니라 저녁부터 새벽까지 신자 상가를 방문하느라 여념이 없다.
이신부는 처음 부임후 4개월동안 신자 상인들을 파악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상가를 돌았다. 하루도 쉬지 못하는 강행군 속에 그는 대략 500 상가 이상을 사목 방문하는 열정을 보였다.
그래서 이젠 신자 상가 뿐 아니라 다른 비신자 상인들도 이신부를 알아보고 『남대문 신부님 오셨다』고 반갑게 인사할 정도다. 『때론 상가 방문이 너무 늦게 끝나 사제관에 가지 못하고 그냥 성당에서 잔 적도 있었지만 큰 보람과 기쁨을 느꼈습니다. 이들을 만나면 피곤해도 더 열심히 뛰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되죠』
이신부의 이러한 열정과 상가 신자들의 적극적인 동참으로 최근 본당 신자수가 부쩍 증가했다. 이신부 부임전 300여명이던 신자수가 이젠 581명이라고. 상가 신자들이 금년들어 쉬는 교우와 선교활동에 노력을 기울인 것도 신자 증가에 큰 일익을 담당했다.
여기에 2월 29일부터 매주 화요일, 금요일 예비신자 교리반을 신설, 현재 23명이 새롭게 신앙을 배우고 있어 앞으로 신자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추세다.
특히 6월부터 신자들의 신심고양을 위해 주임신부의 지도아래 성서공부를 시작한다. 이신부는 가능한 많은 신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매주 2번에 걸쳐 성서공부를 할 계획이다.
이신부는 『남대문 상가 신자들의 신앙에 대한 열성은 참으로 놀랍다』고 전하고 「이번에 성서공부를 하게된 것도 신자들의 적극적인 요구에 의해서」라고 밝혔다.
비록 남대문 시장안 10여평 남짓한 공간에서 미사 봉헌과 레지오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들의 신앙과 선교에 대한 열정은 어느 큰 본당 신자들 못지 않다.
남대문시장 성당은 월, 금요일을 제외한 모든 요일 미사가 봉헌되고 있다. 시간이 없어 미사 참례가 힘든 신자들을 위한 배려 때문이다. 그리고 매 평일미사마다 자리가 없을 정도로 초만원을 이룬다.
현재 남대문시장 본당은 좀더 큰 규모의 성전을 물색중이다. 신자증가에 따른 최소한의 전례공간 확보와 신자들 뿐만 아니라 비신자들도 편안히 쉴 수 있는 쉼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엄청난 자릿세 등 경비 부족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본당 총회장 홍순용(이냐시오)씨는 『지난 85년 자생공동체로 출발해 오늘에 이르고 있는 남대문 시장 성당이 이젠 신자들과 비신자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면서 『모든 상인들이 누구나 편안히 쉴수 있고 신자들도 열심히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성전마련에 뜻있는 분들의 도움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도움주실분=(02)779-4772, 016-732-3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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