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의 주보 성인이 누구죠?』 『그렇죠, 바로 안셀모 성인입니다. 이 정도 상식은 전례공부 시작하기 전에 미리 알아두셔야 할 것 같아 말씀드리는 거에요』
저녁 8시, 서울 청량리본당(주임=이기헌 신부) 예비신자 교리실. 100여명의 신자들이 강단있는 한 사제의 강의에 열심히 귀를 기울인다.
이들은 모든 내용이 새로운 듯 하나라도 더 배울려는 진지한 마음으로 강의에 몰두한다. 여기에는 60대부터 2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포함돼 있다. 특히 모녀가 나란히 교육받는 모습도 눈길을 끈다.
청량리 본당 김중광 보좌 신부가 지난 3년전부터 실시해온 신자재교육 광경이다.
그는 신자들의 내실화가 절실하다는 생각에서 교육을 시작하게 됐다. 또한 군에서 세례를 받은 김신부의 경우도 교리지식의 부족함을 경험했던 터라 본당 차원의 재교육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교회가 양적인 팽창은 이뤘지만 신자들의 재교육에 큰 관심을 두지 못했습니다. 실상 많은 신자들이 교리나 성서지식이 너무나 부족한걸 사목 활동하면서 절감했죠. 이젠 신자들을 정예화, 내실화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 교육을 펼치게 됐습니다』
지난 6월 9일 시작한 교육까지 이제 6차에 접어든 재교육에서는 성서, 교회법, 전례 등을 주제로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내용들이 다뤄졌다. 그는 그동안 출애급기 16주, 루가 8주, 사도행정 10주, 교회법 7주 등 분야별로 일정을 구분해 교육을 해왔다.
김신부는 이전 교육까지 대략 700여명의 신자들이 재교육을 수강했다고 전했다. 이는 본당 신자의 10%가 넘는 비율로 본당 특성상 생업이 바쁜 상가 신자가 많은 것을 감안하면 큰 호응이라 할 수 있다. 이들 중에는 처음부터 빠지지 않고 재교육을 들어온 신자들도 상당수 된다.
『일주일에 한 번 매주 목요일 실시되는 이 강의에 모든 수강자들이 너무나 열심입니다. 이들의 진지한 모습을 보며 한국교회의 미래가 밝다는 걸 확신할 수 있어요』
김신부의 강의가 신자들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눈높이 교육 때문이다. 그는 어려운 교회법이나 성서를 가능한 신자들에게 알기 쉽게 전하기 위해 강의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일주일에 한 번은 신학교 도서관을 찾았고, 필요에 따라 신학교 교수 신부들의 자문도 구하며 모든 정성을 기울였다.
그리고 김신부는 교육할 때마다 강의 교재를 직접 만들며 신자들의 공부에 도움을 주었다.
재교육에 참가하고 있는 청량리 본당 강경옥(로사)씨는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성서나 교리지식이 많이 부족하다는 걸 인식하고 있었는데 이 교육을 통해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고 지적하고 『앞으로 지금까지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다른 이웃들에게 신앙의 소중함을 전하고 선교활동하는데 앞장서고 싶다』고 밝혔다.
청량리 본당에서 모두 7차례 재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김중광 신부는 오는 10월 중순 「기도」를 주제로 모든 교육 일정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김신부는 『신앙생활의 중심이 기도이기 때문에 이 주제로 재교육 일정을 매듭지을 생각』이라고 설명하고 『앞으로 다른 본당을 가더라도 계속 신자들의 재교육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신자들의 신심고양과 더 나아가 복음전파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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