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강의를 실시했을 때 800여명의 신자들이 몰려들었습니다. 그 후로도 우리 신자들이 보여준 그 열정과 갈망이 10여년에 걸쳐 뜨겁게 키워낸 「성서 못자리」의 밑거름입니다』
서울대교구 사제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성서공부모임 「성서 못자리」. 90년 첫 모임을 가진 뒤 10년 동안 「성서 못자리」전 5권, 그룹 공부 교재 「나눔터」전 17권, 「청년 성서 못자리」등 모두 23권의 교재를 완간하고 12월 4일 기념회를 갖는다.
그 10여년의 노고 한 가운데 서 있는 안병철 신부는 그 공을 하느님의 은총으로 돌린다.
『그게 어디 제 힘으로 한 일이겠습니까. 처음에는 그저 조그만 사명감 으로 시작했는데 조금 지나면서 힘에 부쳤고 동료 신부들의 격려와 지원, 헌신적인 동참으로 지금의 못자리로 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은총이지요』
23권 교재의 완간은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10년이라는 꾸준한 탐구와 노력의 결실이기도 하려니와 특별히 대부분의 성서 교재들이 번역서라든가 산발적인 저술에 그친 것에 비해 볼 때 신약 성서 전권을 나름의 학문적 탐구를 통해 교재로 완성한 것은 그리 수월치 않은 작업 일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말, 우리 감정을 갖고 우리의 표현으로 성서를 이해하기 위해 특별히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성서가 쓰여진 역사적 배경과 문화가 다르 니까 오늘의 우리가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 말과 우리 문화, 표현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성서 못자리」가 갖고 있는 잠재력은 무엇보다 사제들의 적극적인 동참이다.
현재 서울대교구 사제 148명이 성서 못자리에서 성서를 연구하고 체험을 나누며 강의를 하고 있다.
『오히려 수강생들보다도 사제들이 더 절실하게 필요를 느낍니다. 한시간 강의를 하기 위해서 그 몇 배의 시간을 공부해야 하니까 처음에는 부담을 갖기도 하지만 할수록 맛을 느낀다고 합니다.』
사제들의 참여는 당연히 신자들과의 긴밀한 공조를 갖게 한다. 성직자들과 신자들이 성서를 중심으로 한 마음이 되어 말씀과 생활을 나눈다는 것은 못자리가 갖는 큰 장점 중의 하나이다. 못자리의 장점 중 다른 하나는 학문과 생활의 연계이다. 감성적이고 피상 적인 성서 이해를 넘어서 객관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좀 더 깊이 있게 성서를 탐구함으로써 성서 이해의 깊이를 더해주기 위해 노력한다.
안신부는 성서공부를 어려워하는 신자들에게 어떤 성서 공부 방법이라도 좋으니 『일단 한 번 먹어보라』고 권한다. 용감하게 「먹어보고」, 그 「첫 맛」이 내 취향에 맞지 않더라도 되풀이해서 음미하면 그 맛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23권 교재의 완간이 완성은 아니다. 안신부는 특히 그 점을 강조한다.
『성서는 항상 새롭게 해석돼야 합니다. 따라서 완간은 새로운 출발입니다. 끊임없이 개정되고 새로 쓰여져야 합니다』
안신부는 아울러 신약성서를 이해하기 위한 신약성서 소사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구약의 중요한 부분들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교재도 펴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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