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 가톨릭대가 전국 대학내에서 처음으로 실시했던 「고령자 전형」이 오는 2월 첫 결실을 맺는다. 당시 40세 이상 고령자로 입학한 학생들이 2001년 학위수여식을 통해 어엿한 학사모를 쓰게 됐기 때문이다.
60세 회갑을 앞둔 주부에서부터 42세 중소기업 사장까지 함께 졸업식을 치를 고령자 입학동기는 7명. 10명이 입학했지만 2명이 중간에 도중하차 했고 이미 조기 졸업에 성공, 학위를 받은 경우가 한명 있다.
배움의 기회를 놓친 이들에게도 대학공부를 할 수 있는 여건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마련됐던 고령자 전형입학은 가톨릭대가 그야말로 배움의 보편성을 보여준 기회. 가톨릭대를 이어 강남대 등 타대학에서도 고령자 전형을 통한 특별입학제도가 생기는 등 대외적 파급효과도 긍정적이었다.
첫 스타트를 끊은 이들의 성실한 학업태도 및 적응력은 교내적으로도 성공 사례가 됐다는 평이다. 98학년경부터 고령자전형 입학생 수가 30명으로 늘어난 것 등이 그 예다.
이번에 졸업하는 고령자 전형 1기 학생들의 소감은 4년의 생활이 각고의 시간이었지만 그 어려움을 통해 얻은 것은 「자신감」과 제때 학교에 입학하지 못해서 가져왔던 배움에 대한 한을 풀게 된 것이다.
고령자 전형 학생들 중 올해 60세로 최고령인 진경옥(레지나. 수원 지동본당.국문학전공)씨는 『처음 수업을 들으러 가거나 교정을 다닐 때 교수님으로 오해를 받을 만큼 나이든 학생이 겪는 낯설음은 매우 힘들었고 돋보기를 끼고 숙제를 해야하는 학업 과정에 있어서도 「내가 왜 이 고생을 하나」싶을 만큼 어려운 시간들이 한두번이 아니었다』고 말하면서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동기생간 격려가 큰 힘이 됐고 무엇보다 가족들의 성원과 지지가 가장 도움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이들 늦깍이 학생들은 가톨릭대에 대한 자랑도 잊지 않는다. 정말로 열심히 공부시키고 열심히 가르치는 학교라는 것이다. 입학 동기생 중에서 가톨릭신자수는 절반 정도였는데 졸업을 앞두고 있는 지금 예비 신자도 두명 정도 나올 전망이다. 진리 정의 사랑을 토대로 열린 교육을 실천하는 학교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감화된 탓이다.
졸업식후 당분간 캠퍼스가 그리워 허전한 마음일 것이라고 들려준 이들은 어렵게 공부한 만큼 어떠한 방식으로든 그간의 노력을 사회에 환원하고 싶다고 말한다. 『도전해보라』『자신감을 가지라』무언가 새로운 것을 결정하고자 하면서도 나이 때문에 주저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던지는 이들의 일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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