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을 맞은 주일학교 관계자나 부모들이 고민에 빠졌다. 이 고민의 단초는 지난 6월 30일 채 피어보지도 못한 19명의 어린 생명을 앗아간 씨랜드 수련원 화재참사가 제공해주고 있다.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벌어진 이 사건으로 인해 초.중.고등부 주일학교 여름 수련회와 캠프 등 여름 행사를 계획하고 있었던 각 본당과 단체들은 여름 활동을 바라보는 우려의 눈길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형편에 처했다. 주일학교 1년 행사 가운데 최고로 꼽히는 각종 행사가 거의 이 시기에 집중돼 있는데다 여름 행사 프로그램의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기 때문에 그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고민과 함께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교회가 운영하고 있는 각종 수련시설에 대한 점검여론이 대두되고 있다. 이와 함께 「교회시설은 믿을 만하니까 맡겨도 되겠지」하는 의식도 적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문제의「씨랜드 수련원」에 아이들을 보냈던 부모들의 생각도 이와 똑같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볼 때 이런 인식은 재고될 필요가 있다. 안전한 시설, 믿을만한 인솔 교사, 건전한 프로그램만으로 우리 미래 교회의 싹이 반생명적 문화에서 안전하다고 안심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각 본당의 경우 다년간의 경험을 통해 대체로 안전한 곳을 여름 프로그램 현장으로 정하고 있어 우선 물리적 위험에서 어느 정도 비껴나 있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대교구의 많은 본당이 이용하고 있는 용문 청소년수련장이나 의정부 한마음청소년수련장을 비롯해 오순절 평화의 마을 등 대규모시설들은 적게는 수년에서, 많게는 수십년 동안 시설 보수와 안전 점검을 해온 곳들이어서 믿을 만한 곳이라 할 수 있다.
또 각 본당 차원에서 개별적으로 운영해오고 있는 각종 수련시설들도 안심하고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곳들이다. 그러나 지난해에도 보았듯 인재와 무관한 자연재해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한시도 방심해서는 안될 일이다. 들뜬 마음으로 따라나서는 아이들에 덩달아 들뜨는 인솔자들의 방심이 막을 수 있었던 사고를 초래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씨랜드 화재참사 때 같은 방 친구 모두가 빠져나온 방을 미처 나서지 못해 화마에 휩쓸려 변을 당한 김혜지(6)양의 죽음은 기본적인 소방 교육과 안전에 대한 대처도 없이 안이하게 수련회를 이끌었던 못난 어른들의 부끄러운 자화상인 셈이다.
따라서 각종 여름대회를 진행하는 각 교회 단체들은 행사에 앞서 안전에 대한 충분한 고려와 사전준비를 통해 안전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특히 과거에도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올해라고 어떠랴 하는 의식이 있다면 이 자체가 커다란 문제가 됨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연례적인 행사를 치르는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자기생명은 자신이 지킬 수 있는 기본적인 소양 교육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는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안전사고 예방은 행사 장소를 결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청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장소 답사 관례에 대해 우려의 시각이 적지 않다. 관계자들은 경험이 많은 연장자와 함께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히고 있다.
행사 예정 장소를 꼼꼼히 둘러보고 위험요소가 있는지 살피고 적절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밤에 조를 짜서 불침번을 서는 것도 위험을 미연에 막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또 대규모의 행사일수록 행사 전에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 교회의 경우 행사를 위해 상해보험 등을 고려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어 안전의식의 정도를 대변해주고 있다. 어린이일 경우 1인당 700∼800원이면 보험에 가입할 수 있어 재정적으로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아울러 행사장 내에 간호사가 상주하는지 또는 시설 인근에 병원 등 응급시설의 위치와 연락망을 확인해두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행사 중에 인솔자들이 어떤 일이 있어도 학생들의 곁을 떠나지 않고 함께 행동을 한다는 자세가 필요함을 새겨둬야 하겠다.
청소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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