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을 한국에 처음 들여온 사람은 외국인 신부님이셨대요』(장은지.영동여고 2.석촌동본당)
『예전에 교과서에서 4.3항쟁이 공산주의 세력을 초토화한 사건이라고 배웠는데 실제로 보니 그런 것 같지 않네요. 4.3의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차장헌.동성고 1.혜화동본당)
『우리들은 너무 이기적인데 순교자들은 다른 사람들을 대신해서 돌아가신 예수님의 삶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난주 마리아의 묘에서 그런 점을 느낄 수 있었어요』(백선화.상명여고 2.중계동본당) 3박4일동안 제주도 전역을 탐사한 서울내기 중고등학생들의 소감이다.
서울대교구 가톨릭 중고등학교 연합회(KYCS, 지도=윤일선 신부)는 8월 15일부터 나흘간 제주탐사를 실시했다. 이번 탐사는 관광지나 환상의 섬으로서의 제주도가 아니라 아픈 역사의 현실을 간직하고 있는 제주의 참모습을 살펴보자는 의미에서 마련된 것. 물론 선교 100주년을 맞는 제주교구의 숨결을 느껴보자는 의도가 우선됐다.
서울대교구 중고등학교 레지오와 가톨릭학생회로 이루어진 학교연합회(KYCS)는 96년부터 매년 여름 대전, 전주, 경기, 강원 지역의 공소탐사와 사회복지시설 봉사를 실시해왔다. 20개의 학생팀 뿐 아니라 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해 온 청년팀과 일선 교사도 합세해 이번 대회의 참가자는 총 300여명.
학생들은 팀별로 제주교구 내 성당과 공소에 머물면서 인근 유적지와 관광지를 탐사했다. 하루 학생들에게 주어진 탐사비용은 1인당 2천원에서 5천원꼴.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턱없이 모자라는 돈이었기에 믿을 수 있는 것은 튼튼한 두 다리와 차를 얻어탈 수 있는 뻔뻔함(?) 뿐이었다.
다랑쉬 굴, 복원된 라파엘호, 관덕정 등의 탐사를 각자 마치고 3일째 되는 날,조천성당에 모여 제주교구장 김창렬 주교 주례로 미사를 바친 학생들은 정성껏 만든 등을 봉헌했다. .그리스도의 빛을 비추라.는 제주교구 선교 100주년 기념표어에 맞추어 학교복음화의 작은 사도가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봉헌한 것. 꼬마전구와 1.5V전지 2개만으로도 환히 빛나는 등에는 내일 순교를 앞둔다고 가정한 학생들의 유언이 적혀 있었다.
윤일선 지도신부는 미사 중 강론을 통해 학생들에게 『하느님이 100년 전부터 제주역사에 살아계셨음을 느낄 수 있는 기회였을 것』이라며 『제주민들의 고통과 기쁨 속에 함께 하신 하느님을 생각하며 이제 용서와 화해를 시작할 때』라고 말했다.
청소년과 함께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