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일이 아니다. 그러나 정작 가정의 소중함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기회는 그리 흔치 않은 것이 현실. 울산 호계본당(주임=김영태 신부)이 매주 한차례씩 봉헌하고 있는 「가족미사」는 그런 의미에서 본당 공동체가 한마음이 되어 실천해볼 수 있는 사목 프로그램으로 잔잔한 감흥을 던져 주고 있다.
『가족간 화목과 일치를 말해오지만 정작 교회도 가족끼리 일체감을 맛보고 서로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자리는 만들어 주지 못하고 있지 않을까요』
김영태 주임신부의 말처럼 호계본당의 대희년 가족미사는 지난 7월 『가족의 소중함을 함께 느껴보자』는 소박한 바람에서 출발했다. 구성원 대다수가 30~40대인데다 교대 근무 관계로 자칫 가족관계가 소원해질 수 있겠다는 사목자의 판단도 작용했다. 그러나 신자들의 호응을 얻는데는 예상외로 상당한 시일이 필요 했다. 10월부터 본당 ME에서 가족미사를 전담토록 한 뒤 미사 참례자도 늘고 신자들의 호응도 조금씩 나아졌다. 『신자들 스스로가 준비하고 만들어가자』는 취지로 시행한 것이 신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됐던 것.
『무엇보다 공동체가 함께 느낄 수 있도록 작지만 이벤트성을 가미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매주 화요일 저녁 7시30분에 봉헌되는 가족미사는 4주 단위로 매주 참례자들이 함께 하는 독특한 프로그램이 있다. 촛불봉헌과 편지쓰기, 가족 혹은 부부간 체험 나누기가 그것. 가족들의 바람을 담아 초와 함께 봉헌하기도 하고, 때론 「우리 가정이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나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를 적어 봉헌하기도 한다. 셋째 주엔 미사 강론을 각 가정의 체험나누기로 대신한다. 미사 독서도 다른 미사와는 달리 부부가 함께 혹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낭독한다. 신자들의 기도도 가능하면 가족 단위로 봉헌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미사해설도 부부가 공동 진행한다. 이처럼 가족 미사를 차별화하려는 작은 노력들이 신자들의 호감을 사는 이유가 되고 있다.
지난달 17일부터 시작한 성가정상 순회도 이같은 맥락. 3박 4일씩 가정에 성가정상을 모시고 가족과 함께 기도한다. 특히 매일 저녁 기도는 온 가족이 반드시 함께 바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가장 먼저 성가정상을 모셨던 김정태(요한)씨는 『늘 해오던 기도 지만 새로움을 느꼈다』면서 『특히 요섭성인과 함께 한 성가정상이 생소함 보다는 친근하게 느껴져 가정 기도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세 번째로 성가정상을 모신 김영택(토마스)씨는 『어려웠던 고비를 한차례 넘긴 저희 가정으로서는 성가정상을 모신 4일간이 특별한 은총의 기회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가족미사를 봉헌하고 성가정상을 순례하는 이유는 바로 우리 가정이 교회의 토대이기 때문이죠. 이 미사를 통해 내가 이 가정의 주인이고, 우리가 내 가정과 교회의 주체임을 자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호계본당은 가족과 가정의 소중함을 지역 사회에 널리 알리기 위해 오는 12월 31일 송년 감사미사와 더불어 혼인갱신식을 준비중이다.
이때 외짝교우 부부를 초청해 가족이 함께 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 이다.
『이날 마주앙 한병씩 가정에 선물할겁니다. 돌아가서 예쁜 잔을 앞에 두고 부부가 서로 사랑을 확인하고 가정의 소중함을 되돌아 보는 시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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