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수원교구 화서동본당(주임=한상호 신부)이 성당 근처 일반 주택을 빌려 마련한 작은 공간인「사랑마을」은 마땅히 갈 곳 없는 노인과 아이들의 발걸음으로 늘 북적이는 동네 사랑방 이다. 외로운 노인들이 모여 소박한 대화와 따뜻한 점심 한 끼를 나눌 수 있는 사랑방으로, 적절한 보살핌이 필요한 결손가정 아이들의 공부방으로 사랑마을에는 소외 받는 작은 이들에 대한 따뜻한 사랑의 기운이 감돈다.
월요일~금요일, 오전 10시~오후 7시까지 운영하는 사랑마을은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노인과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각각 진행한다. 방 3, 마루, 부엌, 화장실의 평범한 가정주택 구조로 이루어진 25평 남짓한 공간에는 방마다 저주파 치료기, 온열 치료기, 운동기구, 찜질팩 기구 등을 들여놓아 노인들이 손쉽게 간단한 의료 서비스를 받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옷을 수선해주는 재봉봉사, 이미용 서비스, 영정사진 촬영, 수지침 봉사 등 요일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한편 아이들은 방과후 숙제와 부진과목을 지도 받는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노인과 아이 합해 50여명 정도.
화서동본당은 지난해 9월 소공동체 분과, 선교 분과, 사회복지 분과를 통합해 「사회선교원」체제 아래 세 분과가 유기적인 관계를 이루며 다각적인 활동을 벌여나가고 있다. 사회복지분과 부설기관으로 마련된 사랑마을은 지역사회에 열린 교회의 모습으로 선교의 역할 또한 무시할 수 없어 짧은 기간에 사랑 마을을 이용하던 노인과 아이들 6명이 이미 영세했다. 『사랑마을에 다니면서 참으로 사랑이 무엇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답니다. 나이 들어 철없는 노인들 내 부모처럼 사랑해주시는 모습 눈물겹도록 고맙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늘 즐거운 발걸음으로 사랑마을을 찾으시던 한 할머니가 봉사자 자매 에게 건네준 이 쪽지는 이들에게 사랑마을이 얼마나 소중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게 한다.
사랑마을은 무료로 운영됨에도 불구하고 넘쳐나는 감사를 표현하기 위해 쌈짓돈 얼마를 내놓는 분들도 간혹 계신다. 뿐만 아니라 할머니들은 늘 입버릇처럼 『교회에 감사하다』『천국이 따로 없다』『봉사자와 함께 살고 싶다』고 말씀하신다고. 사랑마을은 앞으로 찾는 이가 부쩍 늘어 협소한 공간을 늘려나가는 한편 보다 다양하고 체계화된 프로그램으로 지역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의 중심이 되는 공간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상근 봉사자인 한숙희(이사벨라.화서동본당)씨는 『처음 본당에서 사랑마을 설립을 준비할 때는 운영비 등 경제적인 부담으로 많은 어려움이 예상돼 우려한 줄 알고 있다』며 그러나 『주위 분들의 끊임 없는 도움으로 수월하게 운영돼 나가는 것을 보며 새삼 사랑의 기적을 느낀다』고 말했다. 봉사자 정지채(율리안나·화서동본당)씨 또한 『각 본당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이러한 공간을 하나씩만 갖고 있더라도 좀더 따뜻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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