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인들에게 있어서 모세오경(토라)은 「열 마디 형식으로된 가르침」들이다. 두루마리에 적혀있는 이 율법서를 하느님처럼 모시고 안고 춤추며, 축제 지내기도 한다. 왜냐 하면 율법서야 말로 이스라엘 백성의 생명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율법서는 이스라엘인들의 생활 내외적으로, 신앙문제, 풍습, 삶 전체를 인도하여 주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야훼의 백성으로 뽑혔기 때문이다. 「야훼의 소유」,「야훼의 것」으로 선택되었기 때문이다(참고. 출애굽기 9, 5). 바로 오늘 본문에서 이스라엘이 야훼의 백성으로 뽑힌 것에 대하여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여기서도 야훼께서 시키시는 대로하면(순종) 복을 받고 번성하게 될 것이라고 단단히 일러 주신다. 무엇보다도 야훼 외에 다른 어떤 신(神)을 숭배해서는 안 된다는 가르침이 강조되고 있다. 「이교 숭배의 금지」(7, 1-5 )는 하느님의 말씀을 들어야 하는 계명이상으로 중요하다. 7장에서의 가르침은 요르단강 서편 가나안 땅 정복을 예고하시며 오직 야훼 하느님 말씀만을 들으라고만 하신다. 그러면서 에집트에서의 구원을 회고시켜주신다. 살려면 듣고 죽으려면 듣지 말라는 말씀이겠다. 한마디로 「들음의 신비」를 여기서도 강하게 볼 수 있다. 그리스도께서도 듣는 분이셨다. 밤에는 한적한 곳으로 가셔서 기도 중에 하느님의 말씀을 들으시고 낮에는 군중들의 말을 들으시고 그 다음에 해결을 주셨다. 그리스도께서 많은 기적을 일으키셨는데 언제나 먼저 백성들의 필요를 들으시고 나서 기적을 베푸신 것을 볼 수 있다.
인간이 인간답게 바르게 살기 위해서 들어야한다는 진리는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 뿐 아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현대 미국의 대 회사, 이를테면 세계 제일의 전기 메이커(GE) 같은 데서는 관리, 감독자 교육에 있어 리더쉽을 말할 때 단어를 분해해서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Leader (指導者) 의 철자 하나 하나가 무엇을 나타내는 것인가를 설명하는 것이다: L - Listen -듣다, 경청한다 E - Explain -설명한다 A - Assist -원조, 보조한다 D - Discuss -이야기한다 E - Evaluation -평가한다 R - Respond -회답한다, 책임을 가진다. Leader의 맨 처음에 L이 나오는 것은 그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며, 마지막에 나오는 Respond 는 맨 처음에 귀담아 들은 것(Listen)에 대하여 책임을 가지고 응답하는 것이라 한다 ( 인간의 매력 107의 법칙, 이근식저, 경영자료사, 1982, 4판 p. 98-99). 억 맨디노의 들음에 대한 묵상도 상당히 의미가 있다: 『너 사람아, 듣거라! 「너는 들을 수 있다. 너의 한쪽 귀마다 내가 만들어 넣어준 2만 4천 개의 섬유질은 나무를 스치는 바람결과 바위에 부딪치는 파도소리, 오페라의 웅장함과 종달새의 지저귐, 그리고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는 소리의 진동에 가녀리게 떨고 있다』(억 맨디노, 가장 위대한 기적, 가톨릭출판사 1981, p. 125).
오늘 본문에서 야훼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단단히 일러주시는 말씀은(이스라엘 백성이 골수에 새겨 들어야 하는 말씀) 장차 차지하게될 가나안 땅에 들어 가게 되면 그곳의 원주민들을 송두리째 뽑아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가나안 원주민들은 7족속으로 구성된 민족으로 그 땅이 옥토일 뿐아니라 사람들도 거인들이고 성벽도 대단히 견고하고 군대도 막강했었다. 그러나 그들의 죄악이 극도에 달했으므로 하느님께서는 그들을 멸하시는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그들을 멸하되 완전히 멸망시키라 하신다. 그들과 언약도 맺지 말고 불쌍히 여기지도 말라하신다 (7, 1-5).
하느님은 또한 정의의 하느님이심으로 하느님의 정의 로우심을 미워하거나 배신하는 자는 불의와 거짓과 악한 것을 사랑하는 그릇된 길에 빠지는 인간이므로 그 당대에 하느님의 벌을 면치 못 할 뿐아니라 3-4대 에까지 그 벌이 미칠 것이라고 일러주신다 (7, 10-11). 그러나 하느님의 은혜로 구원받은 이스라엘 민족에게는 여러 가지 복을 약속하신다. 번성하는 복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시고 (12절 -13절), 자손들이 잘되는 복 즉 의롭고 지혜로우며 하느님을 경외하며 건강하고 아름다움으로 잘되게 하는 복을 주시겠다고 약속 하신다. 뿐만 아니라, 풍성한 농산물과 자녀들의 번성, 육축의 번성, 그리고 이방인들의 악한 질병을 당하지 않도록 복을 내려주시겠다고 하신다(13-15절). 그러므로 절대로 이방인을 무서워하지 말 것과 하느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것을 꼭 기억하고 용기를 가져 대담하게 그들을 전멸시킬 것을 강조하신다.
마지막으로 이방문화와 우상의 열매들을 탐하지 말고 또 현혹되지 않도록 엄하게 경계하신다 (7, 25-26). 어느 시대 보다 우리 신앙생활에서 유혹이 많고 우리를 현혹하는 것이 많은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이 신명기의 가르침은 흐트러진 신앙생활을 다시 일깨워 준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