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사회라는 생각과 연관되어 교회를 하나의 제도로 여기는 경향이 생깁니다. 이는 특히 현대 사회학의 시각으로 보아서 모든 제도 사회가 가지는 성격들, 예를 들어 권력 구조나 윤리구조, 관습에 의한 사회 규정과 전통에 따른 사회 이상등이 교회에도 일정한 의미에서 존재하고 있으며, 사회로서의 교회가 가지는 역사와 목표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모든 요소들은 교회를 제도화하는 과정으로 이끌고 있으며, 제도로서의 교회는 실제로 이 모든 요소들이 융합되어 있는 하나의 제도 형태로 존재합니다.
그러나 이런 순수 사회학적인 차원에서 교회가 제도로 이해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교회의 본질은 제도가 아니라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기원과 목적으로 하는 신비체이기 때문입니다. 제도는 오직 사람들의 구원을 위한 교회의 외적 형태에 불과할 따름입니다.
더 심화하여 말하자면 그리스도께서 완전한 인간이고 완전한 하느님이셨듯이, 교회도 신성의 차원이 있으면서 인성의 차원이 있고, 그 인성의 차원에서 교회를 제도로 보는 시각이 있을 따름입니다. 그러나 교회의 본질은 신성에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구세주이시고 하느님이신 것이 본성이기 때문입니다. 제도로서의 교회는 역사를 살아가는 인류를 위한 봉사 구조입니다. 역사의 교회를 이끌어 가시는 성령께서 이 교회를 이끄시고 보호해 주시는 것을 우리는 다 알고 믿고 있습니다. 성령을 통해 제도의 교회가 이 세상에 있을 이유와 가치를 발견합니다.
성령께서는, 교회가 근원적인 하느님의 메시지를 세상에 전달 할 수 있도록 예수님께서 세우신 공동체와 교회를 같은 공동체로 성화하셨습니다. 성령강림이 바로 그것입니다. 역사적으로 예수님을 기억하는 제자 공동체와 세상의 교회로 동일시하여 주심으로 복음의 순수성을 지켜주십니다.
더 나아가 성령께서는 복음 전파의 힘을 주시고, 전 세계의 모든 교회가 하나의 교회안에 머물 수 있도록 이끄십니다. 바로 교회의 일치를 이루시는 것입니다. 또한 모든 신자들이 이 일치 안에서 교회의 전통에 따라 살게 하십니다. 제도로서의 교회는 성령께서 이끄심에 따라 공동체의 통일성과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해 생겨난 시각이며, 단순히 사회학적인 차원에서가 아니라 신앙의 차원에서 하느님이신 성령과 성령께서 선택하신 봉사자들을 통해 교회를 풍요롭게 하는 교회의 존재 방식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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