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 신명기 26장 5~10절의 내용은 성막에서 행하던 「이스라엘 백성의 역사적 신앙고백 의식문」중의 일부이다. 이는 신명기 이전에 성전이 건립되기 전 성막에서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땅에 들어가 거두어 들인 햇곡식을 바치며 드리던 신앙고백이다. 과거에 하느님께서 어떻게 이스라엘 백성을 보살펴주셨는지를 기억하게 하는 것이다.
신명기 12장에서 26장은 「신명기 법전」이라고 이미 소개 드렸다. 오늘 본문 신명기 26장은 「신명기 법전」의 마지막 부분이 되겠다. 특히 신명기 26, 16~19절은 「계약갱신」조항으로 이스라엘인들에게 있어서 모든 세기를 통하여 하나의 대헌장 (Magna Carta)처럼 여겨왔다. 신명기 27~28장에서는 주로 「저주와 축복의 십계명」(열 마디 말씀) 형태로 되어 있다. 28장 1~13절은 「축복의 열 마디 말씀」형태로 되어있고, 27장 14~26절과 28장 47~57절, 28장 20~29절, 28장 58~68절은 「저주의 열 마디 말씀」의 형태로 되어있다.
『「야훼께서 역겨워 하시는 우상을 새기거나 부어 만드는 자, 기술공이 손으로 만든 것을 남 몰래 모시는 자에게 저주」를 하면, 온 백성은 「아멘, 하여라」』(27, 15). 『너희가 만일 너희 하느님 야훼께서 하신 말씀을 귀담아 들어…순종하기만 하면… 온갖 복이 너희를 사로잡을 것이다』(28, 1~2).
저주의 계명은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내리시는 모든 계명과 규정을 성심껏 실천하지 않으면 온갖 저주가 그들에게 내리게 될 것이라고 선언하신 것이다 (신명기 28장 15절). 신명기 28, 16~19절, 38~48절은 「열마디로 된 저주의 십계명」중의 하나이다:
첫째: 『너희는 도시에서도 저주를 받고 시골에서도 저주받으 리라』(16절).
둘째: 『너희 광주리와 반죽그릇이 저주받으리라』(17절).
셋째: 『너희 몸에서 태어난 소생과 밭의 소출과 소 새끼와 양 새끼가 모두 저주를 받으리라』(18절).
넷째: 『너희는 들어와도 저주를 받고 나가도 저주를 받으리라』(19절).
다섯째: 『밭에 씨를 아무리 많이 뿌려도…거둘 것이 얼마 안되 겠고 아무리 애써서 포도원을 가꾸고 심어도 벌레가 갉아 먹어 마실 포도주도 저장해 둘 포도주도 없으리라…』(38~40절).
여섯째: 『아들 딸을 낳아도 너희 앞에 하나 남지 않고 모두 포로로 붙잡혀 가리라』 (41절).
일곱째: 『너희가 가꾸는 나무나 밭에 익은 곡식은 해충이 모조리 갉아 먹으리라』(42절).
여덟째: 『너희 가운데 몸붙여 살던 떠돌이가 너희를 밟고 일어 서서 점점 치솟고 너희는 점점 내리 밀리리라』(43절).
아홉째: 『너희는 떠돌이로부터 꾸기는 해도 꾸어주지는 못하 리라』(44절a).
열째: 『떠돌이는 머리가 되고 너희는 꼬리가 되리라』(44절b).
위의 「저주의 열 마디 말씀」과 「축복의 열 마디 말씀」은 서로가 완전히 상반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신명기 28, 16~19절에 나오는 첫4가지 저주는 신명기 28장 3~6절에 나오는 첫 4가지 축복과 상반되고, 나머지 6개의 저주 (8장 38~44절)는 6개의 축복 (신명기 28장 8. 11~13절a)과 정반대 되는 것이다. 저주들은 모두 이스라엘이 하느님의 말씀을 귀담아 잘 듣지 않음과 계명을 지키지 않은 까닭이다. 저주와 축복의 열 마디 말씀으로 된 십계명은 레위기에서도 여러 군데 볼 수 있다(레위기 26, 3~13절 - 축복의 십계명 레위기 26, 14~33절 - 저주의 십계명).
신명기 28장은 원래 신명기 법전에 들어있었는데 여러 가지 법들이 첨가되어 나중에 분리되었다. 하여간 이 부분은 신명기 법전의 결론으로 보면 되겠다. 결론은 간단하다. 야훼의 법을 따른 다면 (순종) 복을 받을 것이고, 따르지 않는다면 (불순종) 저주를 받게된다는 것을 확실히 하고있다. 하느님의 율법의 약속은 조건부 적인 약속의 언약으로 양면성을 띠고있다. 그러나 여기 신명기 28장만 보더라도 축복에 관한 약속은 불과 1~14절뿐이고 15~68절 까지는 저주가 선언되어있다. 인간은 율법을 지킴으로는 축복에 참여하기가 매우 어렵다. 다행으로 하느님께서는 율법으로 저주의 함정에 빠지기 쉬운 인간을 구원하시려고 복음을 주셨다. 『우리는 사람이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에 놓이는 길이 율법을 지키는 데 있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데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율법을 지킴으로써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믿음으 로써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가지려고 그리스도 예수를 믿은 것입니다』(갈라디아 2, 15~16 ).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