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자 340여명, 연 20여개의 교리반 운영, 평신도 교리교사만 30여명에 98년도 대전교구 선교 우수본당 선정' 본당이 설정된 지 2년 남짓한 전민동본당(주임=정재돈 신부)이 성전신축이라는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이처럼 두각을 보이는 데는 나름의 비결이 있다. '열린 교회'를 지향하려는 본당신부의 적극적인 사목의지와 신자들의 참여 열기가 자연스레 맞물린 결과다.
97년 2월 본당설정과 함께 초대 주임으로 부임한 정신부는 그해 9월부터 평신도들을 전문 교리교사로 양성해 활용하기 시작했다. "초대교회의 모습을 찾아보고 싶었어요. 형식과 기간 등에 얽매이지 않고 가르치는 이와 배우는 이가 인간적인 정을 나누며 밀착된 교리반을 생각했습니다" 본당신부와 수녀가 교리반을 모두 담당하기에는 벅차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평신도들을 활용한 맨투맨식 교리반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드러냈다.
안중근(도마) 의사의 이름을 따 '안도마회'로 이름붙인 평신도 교리교사들을 중심으로 전민동본당은 예비신자가 1~2명만 모이면 바로 교리반을 개설한다. 교리시간과 장소도 교리반 임의대로 정한다. 해당 교사의 집에서 교리반이 운영되기도 하고 예비자의 가정이 교리장소가 되는 때도 있다. 전민동본당은 그래서 전례력에 따라 정해진 영세일이 없다. 1~2주 단위로 수시로 영세식이 열린다. 영세일도 굳이 주일을 고집하지 않는다. "본당에 교리반이 몇 개인지 본당신부도 잘 모른다"는 우스갯 소리도 나올법 하다. 전민동본당은 교리교재도 직접 만들었다. 본당신부의 지도를 통해 철저히 준비된 평신도 교리교사 30여명에게 소주제별 교안을 작성토록 주문했고, 이를 본당신부가 종합, 검토한 후'열린 교리서'로 엮어냈다.
매주 목요일 저녁 교안을 작성한 교사가 직접 강의하는 '예비자와 함께 하는 열린 교리'는 또 다른 맛이 있다. 준비한 만큼 깊이 있는 강의를 들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소그룹 교리반에 나올 수 없는 이들에게 기회를 주는 시간이기도 하다. 기존 신자들의 재교육 프로그램으로 활용됨은 물론이다. 구역.반 신자들이 예비자 교리반에 나와 봉사를 하는 것도 흔치않은 풍경이다. 신자들의 일치와 화목은 그래서 자연스런 결과. 선교도 예외일 수 없다.
노인들에 대한 배려도 특별하다. 목요일 오전미사에는 노인들이 복사와 독서를 맡아 하고, 노인들만으로 구성된 샛별성가대도 운영하고 있다. 또 매월 한번씩(둘째주일) 고3 학생들을 위한 미사를 봉헌하며 고해성사와 마음나누기로 그들의 어려움을 나누고 고비를 극복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다. "평신도들을 활용하기 위해선 신뢰가 바탕이 돼야죠. 기회를 주면 몇배의 결실을 맺습니다" 본당신부의 사목적 열정과 신자들의 의지. 전민동본당의 경우는 마치 이 두 가지가 잘 맞물려 돌아가는 수레바퀴를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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