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저녁미사가 끝난뒤 새롭게 성당으로 모여드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제대 앞에서 복사예절을 익히며 웃기도 하고 서로 마음이 맞지않아 다투기도 하고 또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숙연해지기도 하는 등 정겨운 풍경을 연출한다. 이것은 다름아닌 교중미사때 온가족이 함께 복사예절에 참여하기 위해 연습하는 모습이다.
대구 이곡본당(주임=김영호 신부)은 지난해 5월 본당행사의 날부터 가족들이 일치를 이루고 주님께 봉헌하는 특별한 시간을 갖기위해 온가족이 함께 복사를 서는 이색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이곡본당의 가족복사는 가정성화를 최우선으로 하는 김영호 주임신부의 사목방침 아래 실시된 것. 미동들만의 고유한 행위로만 생각해오던 복사예절을 아빠는 물론 엄마 그리고 여자아이들에게도 참여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또다른 체험의 시간을 갖게 하고 있다.
이곡본당은 가족복사를 통해 전신자들이 복사예절에 참여토록 하고 복사를 서기 위해서는 가족이 다함께 성사를 보며 준비하는 등 전에는 볼 수 없었던 가족들이 일치를 이루는 모습을 자주 접하게 된다. 또 가족복사 실시로 인해 이에 참여하고자 냉담 중인 가족을 다시 회두시키고 그동안 소홀했던 신앙생활을 돌이키며 반성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본당에서는 가족복사를 선 가족들의 모습을 기념하기 위해 사진촬영을 해주기도 하고 미사 중에 복사에 참여한 가족들을 신자들에게 소개함으로써 복사에 참여한 신자들은 가족들을 위해 서로서로 모범적인 생활을 하려고 노력한다.
가족복사로 가장 달라진 사람들은 성당과 가정에 소홀하기 쉬운 가장들. 복사예절 연습을 위해 우선 일찍 귀가를 해야하고 연습을 하면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갖고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를 하며 가족들에게 관심을 갖게된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누구보다도 아이들이 가족복사 서는 것을 제일 좋아한다.
이같은 가족복사를 부러워하는 사람들은 짝교우들과 첫영성체를 받지 못한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들이다. 가족이 다함께 복사를 서는 다정한 모습을 볼때 우리도 서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 가족들을 성당으로 모으기도 한다고 한다. 그 덕택에 가족복사가 간접선교의 역할도 한몫하고 있다.
전 신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있는 가족복사는 현재까지 50여 가족이 참여했으며 대기하고 있는 가족들만도 1년 동안의 복사단이 다 정해져 있을 정도다. 이곡본당 신자들은 가족복사를 통해 교구 시노드 「새날 새삶 운동」 중 하나인 「가족이 함께 기도하고 함께 미사에 참례」하는 기회가 자연스럽게 마련돼 실천하고 있다.
매번 다른 가족들이 실수없이 복사를 설 수 있는 것은 전례위원장과 복사단장의 지속적 교육 덕택이다. 복사를 서는 가족이 주일마다 바뀌기 때문에 한번에 가족들에게 복사예절을 가르칠 수 없어 매주일마다 토요일 특전미사후 3시간 이상씩 참여하는 가족들과 연습을 한다. 이들의 연습은 물론 미사 중에 실수가 있을까 제일 앞에서 복사서는 가족들을 지켜보며 조바심을 내기도 한다.
김신부는 『무엇보다도 복사를 선 후 신자들의 마음가짐과 신앙생활의 자세가 달라진 것을 볼 때 가장 흐뭇하다』며 『가족복사를 희망하는 새가족을 중심으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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