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성소 개발을 위해 본당공동체 전 성원이 힘을 하나로 모으고 있는 본당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를 뿌리고 있는 주인공은 서울대교구 월계동 본당(주임=조용국 신부). 월계동본당은 최근 본당 초.중.고등학교 주일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성소개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성소개발을 위한 새로운 접근모델을 선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월계동본당은 지난 7월 여름캠프에 참가한 200여 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본당 성소분과에서 마련한 설문모델을 제시, 68명의 성소희망자를 새롭게 발굴해내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월계동본당의 이같은 성과는 지난 92년 본당 설립 후 본당출신 사제를 한 명도 배출해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비춰 체계적인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청소년의 「주변 환경」, 「가정 기도생활」,「성소 관심」등 3가지 주제에 따른 10여 가지 문항을 통해 조사된 이번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47명의 중학생 가운데 8명이 성소를 희망 하거나(6명) 꼭 사제가 되고 싶다(2명)고 응답하는 등 예상 외의 성과를 올렸다. 또 초등학생 117명 가운데서는 33%에 가까운 모두 38명이 성소에 뜻을 보여 본당 차원의 성소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수치는 학년이 올라가면서 줄어 드는 것으로 나타나 본당 차원의 세심한 관리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또한 청소년들이 대화를 통해 고민을 나누고 싶어 하는 대상 가운데 사제나 부모를 선택한 학생들이 거의 전무해 성소에 대한 희망과 사목현실이 괴리를 보이고 있음도 함께 드러났다. 특히 성소에 대해 상의해본 경험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각 학년별 공히 70%에 가까운 수가 부정적으로 답해 성소에 대한 뜻을 갖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갈증을 적절히 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계동본당 성소분과장 김동직(요한)씨는 『설문 결과는 청소년사목을 비롯한 청소년 주변의 신앙 생활 환경이 청소년들에게 폐쇄적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하고 『교회의 미래인 청소년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사고하는 어른들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월계동본당은 또 설문결과를 바탕으로 발굴된 성소희망자를 A, B, C의 3등급으로 분류해 체계적인 관리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성소희망자들의 부모들이 자녀에게 보다 관심을 갖고 기도 등 영육간의 지원을 할 수 있게 독려하는 등 성소개발에 적극 동참하도록 유도해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런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본당 신자들의 적잖은 노력이 바탕이 됐음은 물론이다. 지난해 6월부터 본당 설립 후 처음으로 반장들이 전 교우들의 가정을 일일이 방문해 신앙생활과 교적 실태를 파악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왔다. 또 올 들어 전 본당 차원의 신앙 조사에 본당 전신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등 성소개발에 힘을 보태는 모습이다. 이같은 월계동본당의 성소개발을 둘러싼 활동은 본당 신자들이 스스로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주변의 문제를 발견할 수 있는 계기도 제공해줌으로써 본당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조용국 신부는 『본당의 전 교우들이 사제성소에 관심을 가질 때 훌륭한 하느님의 목자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신자들의 관심이 일회적으로 흐르지 않도록 하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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