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사업가」라고 하면 사람들은 흔히 돈을 많이 번 사람이 가난한 이들에게 자선을 베푸는 사업가 정도로 생각하기 쉽죠.
그렇지만 사회사업은 사람들에게 일회적인 도움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꿈을 실현 시켜주는 일입니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후원자와 연결해주는 일, 퇴원 후 일자리 알선,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병으로 인해 무너진 인간관계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심리치료,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무료 이동진료와 복지관 방문 등 이 모든 일이 의료사회사업가 이광재(빈첸시오성모병원 사회사업팀장서울 역촌동본당)씨의 업무다.
그 일을 천직으로 알고 20여년을 살아온 이씨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불어 넣어주는 매일의 삶이 기쁨이고 희년』이라고 말한다.어릴때부터 부처님이라는 별명이 붙어다닐 정도로 천성적으로 남에게 베푸는 것을 좋아했다는 이씨. 그는 우리나라 사회사업의 잘못된 부분들을 개혁해보고자 사회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씨가 말하는 사회사업은 사회사업가의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활동으로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다.
성모병원에서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세례를 받게 된 이씨는 일상의 삶 안에서 매일 신앙체험을 했다고 한다. 제도적인 현실에 부딪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없을 때, 그는 기도로써 해결책을 찾고자 했다.
그럴 때마다 해답을 가르쳐 주시는 하느님의 존재를 느꼈다는 이씨. 그래서 그는 자신이 하는 모든 일들이 하느님께서 계획하신 일이라는 신념을 갖고 살아간다.
자신의 삶의 철학과 신앙에 맞는 일을 직업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 하고있다. 이러한 이광재씨의 삶을 보고 가족들도 자연스럽게 세례를 받게됐고 지금은 이씨 주변의 모든 형제들이 성가정을 이루게 됐다.
그러나 사회복지 분야에 대한 정책과 사람들의 인식이 선진국에 비해 뒤떨어지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사회사업가로 일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NGO단체인 복지개혁 시민연합에서 국민의 복지향상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이씨는 『병원마다 있어야 하는 사회사업팀이나 의료사회사업가가 없는 곳이 많아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씨가 20여년동안 이 일을 해올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작은 힘이 소외된 이웃의 가슴을 사랑으로 적실 수 있었고 그들의 가슴속 깊이 응어리진 절망을 조금이나마 녹여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이광재씨 기억에 남는 한가지 일은 말기암으로 죽음을 앞둔 한 어머니의 꿈을 이뤄준 것.
『음악을 전공한 세 딸을 너무나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환자였는데 딸들을 키우면서 언젠가 꼭 딸들과 함께 가족음반을 내고 싶다는 꿈을 갖고 계신 분이었죠』그러나 죽음을 눈앞에 둔 환자가 치료를 걱정하지 않고 음반을 내겠다는 이야기에 가족들이 귀를 기울일 리 없었다.
이씨는 가족들을 설득시키기 위해 나섰고 결국 그 환자에게 자그마한 음반과 함께 희망을 선물할 수 있었다.
『의료 사회사업가는 치료비가 없는 사람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해 주기도 하지만 사람들의 정신적 고통을 해결해 주고 그들이 꿈꾸는 것을 실현시켜주는 일도 많이 하죠』
이씨는 앞으로도 그의 이름 광재(光在)처럼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너희도 이와 같이 너희의 빛을 사람들 앞에 비추어 그들이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마태오 5,16)
그가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이 성서 구절은 매일의 삶 속에서 다른 사람들을 위해 빛이 되고자 하는 이광재씨의 삶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희년은 빛이 되는 그의 삶 속에 배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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