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3세기를 넘어선 한국교회는 이제 나름대로의 위상과 영향력을 지니고 한국사회 안에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우리 교회가 우리 문화의 복음화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외형적 성장에 걸맞는 가톨릭 문화와 영성을 형성하고자 노력했는지를 반성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취지로 몇차례에 걸쳐 한국 가톨릭문화를 부문별로 살펴보고 새 천년 한국 가톨릭 문화의 발전 방안을 모색한다.
신자수 400만에 복음화율 8%를 훌쩍 넘긴 한국교회가 이제는 외형적인 성장과 교세 증가에 걸맞는 한국 가톨릭 문화의 발전과 증진에 힘써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교회내 문화 부문 관계자들은 특히 한국교회가 유럽의 종교 문화를 교회 문화의 전형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한국교회 안에서 민족적 전통과 정서에 뿌리내린 한국 가톨릭 문화의 발전에 적극 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정보화와 멀티미디어 시대에 걸맞게 첨단 기술과 매체를 활용하는 대중 문화 영역에서도 교회의 정신을 구현한 각종 문화적 성과들이 개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러한 교회 문화, 또는 가톨릭 문화의 발전을 위해서는 교회 지도층이 외형적인 성장에 못지 않게 내적 가치, 문화 발전을 위한 투자에도 적극 관심을 기울이고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교회 건축의 경우 가시적인 교회 문화의 가장 중요한 분야이지만 많은 경우 문화적 차원에서 올바른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미술 부문은 신자 미술인들이 개인적인 활동으로 전시회를 갖는 것 외에는 교회와 관련한 활동이 거의 전무하다.
음악의 경우에도 교회 음악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경주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의 활용에 있어서 상당한 문제점을 안고 있으며 전례 음악과 생활 성가의 위상 문제 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인적 자원이 가장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 문학 부문에서는 이미 한국 문단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는 많은 문인들을 중심으로 '가톨릭 문학'의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시도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복음적 가치를 자신들의 작품 속에서 예술적으로 승화하고자 하는 노력이 충분히 자리잡고 있다고는 할 수 없다.
전통적 무대 공연으로서 연극과 멀티미디어 시대를 맞아 대중에게 가장 어필한 매체인 영화, 인터넷 등에서는 가톨릭적인 문화의 개발이 가장 절실하다. 가톨릭 정신을 바탕으로 한 연극 무대나 영화는 거의 전무하고 앞으로도 당분간 경쟁력을 갖춘 작품이 나올 가능성이 엿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 가톨릭 문화 발전에 무엇보다 요구되는 것은 문화 전반에 걸친 토착화의 노력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한국교회가 초창기 신앙을 수용하면서 문화와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발전해왔음을 고려할 때 한국적 가톨릭 문화 발전을 위한 토착화 노력은 이제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바로잡습니다.
본지 7월 30일자 「새 천년 가톨릭 문화 진단」(1)의 기사와 관련해 신자 미술인들의 교회 미술 발전을 위한 노고를 폄하한 결과를 빚은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기사 내용 중 「신자 미술인들이 … 교회와 관련한 활동이 거의 전무하다」는 내용은 한국가톨릭미술가협회를 중심으로 교회 미술 발전을 위해 기울인 노력을 감안할 때 타탕성이 결여됐었습니다.
가톨릭 신자 미술인들은 지난 50년 장발 선생이 성 미술 작품전을 시작한 이래 유관단체를 설립해 각종 전시회, 세미나, 미술상 시상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교회 미술 발전을 위한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본지는 이번 기획을 통해 한국교회가 이제는 문화 발전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며 척박한 환경에서 일하는 신자 무노하인들의 노고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했습니다.
본지는 추후 「교회 미술」부문을 다룰 때 가톨릭미술가협회의 활동과 신자 미술인들의 노고를 정당하게 평가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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